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산다는 것

바르셀로나, 스페인

by Nanal 나날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살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사랑하지만 한국에서부터 한 번도 바닷가 주변에서 살아보지 못했다.

비록, 바르셀로나에서도 바다 바로 근처에서 살게 되진 않았지만 조금만 언덕 위로 올라가도 저 멀리 바다가 아늑하게 보여 언제든 바다에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상을 보냈다.





바르셀로나에는 산과 바다를 세로로 오가는 V(vertical) 브이로 시작하는 버스들이 있다.

산 근처에 사는 나는 집 앞 정류장에서 V27를 타고 30분 정도 계속 가다 보면 Poble Nou포블레 노우 해변가에 가곤했다. 버스에 점점 채워지는 사람들. 그들도 역시 해변에서 쓸 여러 짐들을 들고 신나는 얼굴로 함께 갔다.



포블레 노우는 비교적 로컬 해변이다.

이미 대표 관광지라 사람이 가득한 바르셀로네타는 안 간지 몇 년이나 되었다.

포블레 노우뿐 아니라 가끔은 기차를 20분간 타고 여행 기분을 내며 옆 동네 Badalona 바달로나를 가거나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고요한 해변인 Fórum 포럼으로 그때 상황에 맞춰 골랐다.

개인 파라솔을 활짝 피고 깔개를 모래 위에 깐 뒤 미리 산 시원한 맥주캔 한모금을 마시며 누워서 음악을 들었다.



물 근처에 있으면 몸과 마음이 정화가 되어 내적 에너지에 힘이 난다.

그렇게 쉬고 다시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낮잠을 자면 꿀맛이었다.






갓 유모차에서 벗어난 딸 아이와 간 기억도 난다.

유모차라는 자차에서 편히 앉아만 가다 걷게 시키려니 계속 안아달라 해서 애를 먹었다.

그때가 날씨가 서늘해 바다에 들어갈 준비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햇살이 너무 좋아 아이는 팬티만 입고 바닷가와 모래사장에서 신나게 놀고 근처 맥도널드에서 해피밀을 사 먹은 뒤 해피밀에 나오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구엘공원까지 가는 버스를 탈 땐

저 멀리 바다 수평선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함께 보였다.


아침과 밤바다를 사랑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좋았다.


바다는 늘 그리워서

아마 몇 번 더 바다 기억들을 여기에 남길 것 같다.



@Barcelona, S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