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었던 친구에게서의 연락

by Nanal 나날



프랑스 친구인 티보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서로 sns로 팔로우는 하지만 대화를 직접적으로 나누지 않게 된 지는 꽤 오래되었다.

프랑스는 코로나로 록다운 상태로 지루하다고 하면서 잘 지내고 건강하라는 안부를 주고받았다.

그래서 사실 티보에 관한 추억을 이번에 적으려고 했는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왜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연락을 안 했는지에 관한 이유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나는 내 마음의 구멍 크기가 얼마나 큰지 확인했던 시기로

많이 외로워했고 많이 휘청거렸다.

외로웠던 만큼,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고 마음이 맞는다 싶으면 내 얘기를 너무나 쉽게 이야기하고 친밀해졌다.

약속은 가득했는데 뒤돌아보면 뭘 했는지도 기억도 안 났다.

그저 외로움 해소를 위해 시간을 때우고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 걸 받아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런 관계는 금방 뒤틀린다. 나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멀어졌고 나도 친구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라며 조금은 쓰리지만 관계들을 툭 내려놓고 포기했었다.



티보도 그중 하나였다.

미국에서부터 친구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가 삽질만 하고 힘들다만 외치니 그에게서 점점 드문드문 연락이 오다 끊겼다.

결국, 난 거의 모든 걸 내려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말도 안한채 미련없이 스페인으로 떠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돌아왔다. 그땐 ‘그럴만해서 그랬어.' 라며 정당성을 부여했는데 스페인에서부터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이기적이고 어리숙해서 감정에 빠져 살았던 그때를 반성하게 되었다.



아직도 생각하면 이불 킥이 나오는 늦바람 중2병 시절을 겪고 여러 시행착오 후 이제는 얼추 사람과의 거리를 지키는 법을 알게 되어 나를 지키며 내 주변의 사람들을 아끼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의 구멍이 치유되고 극복했다가 아닌 그 구멍이 있음을 받아들인다로 바뀌었다.



티보, 우리 연락 안 하는 사이에 엄마도 되었어. 언젠가 네가 한국에 오거나 내가 프랑스에 가게 되면 내 딸을 너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 먼저 연락해 줘서 고마워.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에 담은 채 추억을 되새겼다.


티보와 함께한 프랑스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에서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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