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로 가기 전 꾼 악몽

쿠바, 아바나

by Nanal 나날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쿠바에 가기로 결정했다. 직항 티켓은 당연히 없기에 경유를 해야 한다. 멕시코 혹은 캐나다를 찍고 가야 한다. 그런데 캐나다에 들렀다 가는 건 티켓값이 비싸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티켓 사이트를 겨우 찾아 멕시코 칸쿤에 서 아바나로 가는 쿠바 국적기인 쿠바나 항공 티켓의 결제를 눌러버렸다.


그런데 티켓 구매한 다음날 아침부터 불안이 시작되었다. 쿠바나 항공에 대해 알아보니 너무 낡아서 사고로 전원 사망 사건 기사부터 떴다. 또한 그 당시 쿠바는 인터넷을 거의 사용할 수 없었던 때라 숙소 역시 예약하기 힘들었고 정보도 없었다. 또 하나의 큰 걱정은 쿠바를 갔을 때 여권에 입국 도장이 있다면 내가 미국으로 재입국이 될 것이냐였다. 미국 출입국 사무소는 워낙 까다로워 비자와 서류가 준비되어 있다 해도 방심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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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쿠바나 항공 티켓을 취소하고 더 안전한 멕시칸 항공을 이용하려고 사이트에 이메일을 보내보았지만 답은 깜깜무소식이었고 심지어 칸쿤도 아주 위험하다는 글은 불안을 가중시켰다. 심지어 항공기가 폭발하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지금이야 웃지만 그땐 나름 심각했다. 당시 만나던 아이는 쿠바여행에서 조심해야 할 것을 검색하더니 '쿠반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기'.라는 실없는 검색결과를 얘기해주기도 했다.



결국, 나는 출발했다. 칸쿤에선 밤에 혼자 지역축제 구경을 하기도 하고, 쿠바나 항공기에선 럼콕을 주문해 마셨다. 그리고 마침내 무사히 아바나에 도착하자 몇 명의 승객들과 나는 무사함을 축하하는 박수를 쳤다. 밤에 도착했지만, 다행히도 칸쿤 공항에서 만난 미국인들이 머무는 숙소에 하루 끼여 신세를 지고 다음날 다른 숙소로 옮길 수 있었다. 그리고 쿠바에서 다시는 없을 추억들을 만들었다. 조심하는 건 당연하지만 두려울 건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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