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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이 Oct 13. 2020

그래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코로나19 X 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



오늘날처럼 거대담론에 파묻히기 쉬운 때가 있을까. ‘뉴 노멀(new-normal)’, 이 뜻도 모를 유행어는 서점가를 장악했고, 방송계 또한 팬데믹을 주제로 한 석학들의 강연을 내보내느라 바쁜 모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거창하기만 하고 공허한 캐치프레이즈는 일상적 삶에 아무런 울림을 주지 않는다.


미국 정치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예외 없이 늘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온갖 매체들이 말하기로는 -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 코로나19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백악관과, 미래 미-중 무역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가 중요한 이슈인 것 같기는 한데. 소식들이 뒤죽박죽 섞여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인상만 남고 본질은 어디 간데없다.


거시적인 관점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가끔은 ‘누가 미국 대선을 가볍고 쉬운 언어로 조목조목 설명해줬으면’, 하는 때도 있다.


코로나19 X 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출처: 알라딘)


해석 없는 정보들의 향연에 지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의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때, 이 책을 주저 없이 선택하시라 권하고 싶다. 현 국립외교원장이자 교단에서 20년 간 국제정치를 가르쳐오신 김준형 교수님의 신간이다.



책의 구성을 단순하게 나누자면 크게 3가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할 수 있다.


1

첫 번째 포인트는 2016년과 2020년의 대선 전략 비교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링턴을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과, 오늘날의 선거 전략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을 보이는지, 나아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출처: The Washington Post


2016년 대선을 살펴보는 것은 미국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어떤 점이 트럼프로 하여금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하였는지,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다른 조건들이 있는지 등등 분석의 층위가 다양하다. 나아가 코로나19가 변수가 될지 여부도 주목할만한 포인트이다.



2

두 번째는 당선 후보에 따른 대내외 정책 전망이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경제와 외교에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주목해 본다. 이에 연결해 큰 틀의 한미, 북미 관계, 나아가 미중 관계 분석까지 나아간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기존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 구도가 백신 개발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는 오늘,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바이든이 당선되었을 때 과연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도 생각해봄직하다.


3

세 번째 포인트는 부록으로 제공되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 제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파트를 가장 유익하게 읽었다.


출처: CNN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선거인단이 치르는 간접선거의 유형으로, 비교적 단순한 한국의 제도와는 매우 다르고 복잡하다. 분명 이 부록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졌던 선거 제도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역설적으로, 미국 정치의 본질은 코로나19와 별개로 작동해왔고, 또 바뀌어가고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책의 말미에 ‘벼랑 끝에 드러난 미국의 민낯’이라는 표현이 담겼듯, 코로나19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던 사회적 문제들을 폭발하게 한 트리거(trigger)에 가깝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앉은자리에서 한 시간이면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은 책이다. 어른은 물론, 청소년에게도 권장할 수 있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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