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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빵떡 Oct 28. 2024

특별한 평범함 vol.2_잘 크고 있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자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교정 180일을 넘어 발달상으로 만 6개월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산소콧줄은 퇴원해서 두달 정도 달고있었고, 산소포화도 모니터링은 그 후 몇달 더, 최근엔 밤에 잘때만 모니터링 하다가 교정 4개월쯤? 됐을때 완전히 졸업했다. 100일의 기적이라고 하는 통잠도 아직이고, 새벽수유도 하고 있지만 성장곡선도 나름 잘 따라잡고 있고 열심히 뒤집기, 되집기, 피봇팅 하면서 기어다닐 준비를 하고 있다. 요즘은 앉혀놓으면 제법 팔을 짚고 버티고 있는데, 누워서 보던 세상에서 엎드려서 보는 세상으로, 이제 앉아서 보는 세상으로 업그레이드 된 기분인지 힘들텐데도 얼굴을 보면 싱긋 웃으면서 뭔가 뿌듯해하는 표정인 것 같다.

이른둥이들은 생후 몇년까지 계속 추적관찰하면서 잘 발달하고 있는지를 검사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재활치료실도 매주 두번씩 다니고 있어서 신체적인 발달도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지난 3개월 검사때에는 아주 뛰어난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뒤처져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리치료 해주시는 선생님은 매주 운동하며 거울에 비친 아이들을 보며 대견해하는 얼굴로 '잘 컸다'해주신다. 참 듣기 좋다. 이제 곧 6개월 검사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에도 잘 해주기를.

우리 아이들은 이른둥이라 뱃구레가 작은지 둘다 수유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특히 후둥이는 하루 수유량 600ml대일때도 많았는데 최근 한달사이 한번에 먹는양이 낮에는 160ml, 자기전 마지막 수유때는 많게는 220ml까지도 먹더니 하루 700~800정도를 꾸준히 먹고 있다. 아이들이 잘 안먹으면 그것만큼 스트레스 받는 것도 없고 아이들이 잘 먹으면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없다. 엑셀에 기록하는 수유량 파일에 막수 수유량을 입력했을때 앞자리가 8이니 9면 내가 다 배가 부른 것 같다.

이제 만 6개월이라 이유식도 시작을 했는데 첫날은 얼떨결에 한입 맛본 것 같고, 둘째날은 입을 잘 안벌리더라. 셋째날은 젖병을 물리는것처럼 해서 입을 벌렸을때 숟가락을 쑥 집어넣어서 속임수로 먹여서 너댓숟가락을 먹었는데 다음날은 또 실패. 두번은 안속네 똑똑한 내 새꾸. 계속 입을 안벌려서 너무 스트레스 받을 뻔 했는데 원래 다들 그렇다는 커뮤니티 글을 보고 1차 위로 받고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봐야겠다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오늘 이유식을 바른 숟가락을 그냥 손에 쥐어줬더니 한번은 푸엑 하는 표정을 짓더니 쪽쪽 빨아먹는다? 너... 먹여주는게 싫었던거니? 그렇게 다섯번쯤 맛있게 먹네? 어제 새벽에 계속 깨고 아침에도 5시부터 일어나 엄마를 피곤하게 ... 그래서 엄마는 신경이 곤두서서 도저히 하이톤목소리가 안나왔는데... 그 맛있게 먹는 모습에 짜증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내일도 잘 먹어주라 아가들아. 이왕이면 잘 자는 것도 해주면 좋고.

며칠 후 복직을 앞두고 있어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안아서라도 재우고 나도 자야하나 하는 생각 반, 누워서 잘 자게 몇번이라도 다시 눕혀야 한다는 생각 반, 매일 새벽마다 갈등이라 직장생활이 더 걱정이다. 원래도 숙면을 잘 못하고 꿈을 안꾸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인데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정신 차리고 해봐야지. 이제 딸린 식구도 둘이나 늘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잘 해보자 우리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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