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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딩굴딩굴공작소 Jan 03. 2024

[작심(作心)3일] 22편. '찬란함'

매월 3일, 마음에 담아 마음을 담는 DDF 프로젝트 작심(作心)3일

함께하기에 더 찬란한

전하영     


2024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새해 인사를 나눈다. 저마다 가장 매력적인 덕담을 담은 내용의 글과 그림들을 보내며 새로운 한 해의 삶을 기원한다. 건강하길, 소원성취하길, 행복하길, 하는 일 모든 것들이 성공하길...

    

덕담대로 올 한 해를 살아낸다면 이보다 찬란한 삶은 없을 것이다. 덕담이 아니더라도 올해는 나름대로 더 찬란한 삶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새로운 사람들과 더 새롭고 즐거운 작당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내 삶에서 나름 찬란했던 시절을 돌아보면 대부분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연결되어 있다. 2006년 제5회 전국평생학습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던 그 시절, 2012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던 그 시절, 폐가를 리모델링해 ‘삶과앎 모두의 평생학습’의 작당 아지트인 ‘딩굴딩굴공작소’를 탄생시켰던 그 시절 등 크고 작은 찬란한 삶 속에는 모두 참! 좋은 사람들이 함께 했었다.      


그러고 보면, 나 혼자의 삶이 오롯이 돋보인 삶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누군가와 함께하면서 만들어 낸 시너지 효과로 인해 성공의 길에 들어서고 인정받으면서 도약했기에 역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인 것을 다시금 느껴본다.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늘 그래왔듯이 하고 싶은 것을 더 많이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챙기는 한 해를 만들어 보고 싶다. 어쩌면 이러한 삶이 가장 찬란한 삶이 될 수 있을 테니.  


   



빛나는 순간     

한성근

     

12월이 되면 밤거리는 찬란한 불빛들로 가득하다. 겨울의 긴 밤을 밝히려는 듯,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여기저기 의미를 담은 불빛들이 추운 겨울을 즐기게 해 준다. 대전에 이사 온 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한화가 있는 대전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불꽃놀이가 있다. 여름밤을 수놓은 불꽃놀이는 23층인 우리 집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의미를 담은 불빛이 여름밤을 수놓는다. 어두운 밤에 불빛이 주는 찬란함은 저마다의 의미를 담아 빛을 발한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 찬란해진다. 작은 불빛은 찬란한 빛 속에서는 볼 수 없다. 불빛이 가진 본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라면, 작은 불빛은 빛을 발할 수 있는 상황과 만나야 한다. 빛의 쓰임은 어쩌면 우연적이거나, 운명적이거나, 계획적인 상황과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연말에 쓰이는 불빛, 축제의 불꽃놀이는 계획적인 상황과 만나 그 빛을 발한다. 작은 불빛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찬란하다. 어둠이 그 상황이라면 우연적이거나, 운명적인 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찬란함은 모든 존재에 잠재해 있지 않을까? 그 빛의 찬란함은 어떤 상황과 관계된다.

     

 오래전 여행자들은 사막이나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알 수 없을 때 하늘에 별을 보고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평소에 늘 있었지만, 그 존재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는 때가 있다. 별의 존재 의미를 안다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 생사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존재의 의미를 안다면 빛나는 순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나를 둘러싼 환경의 의미, 세상이 존재하는 원리, 우주의 작동 원리 그리고 나와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이런 것들이 빛나는 순간을 경험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줄 것이다. 무엇 하나 무의미한 것이 있을까?  

   

 이성과 감성이 만들어 내는 찬란한 순간들이 있다. 보잘것없는 작은 불빛을 지닌 에너지일지라도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연히 빛나고, 만남을 통해 운명적으로 같이 빛을 내고, 바라고 있는 세상이 있어 계획적으로 빛을 발하는 시간을 맞이한다. 직면한 현실의 어려움은 직시하면 그뿐이다.    

  

 2024년 새해를 맞아 평생학습을 이야기하는 꾼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계획 중이다. 평범함의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세상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 살고 싶은 세상을 적어보게 하고, 그 세상을 이루는 재능을 재발견하도록 돕고,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타인과 함께하는 의미와 가치를 맛보도록 돕고 싶다. 새해에도 함께하는 이들이 찬란하게 빛나도록 준비해야겠다.




찬란한 2024년, 찬란한 매월 3일

김진아   

  

나는 강의를 준비하거나 기획을 할 때, 주요 키워드의 사전적 의미를 꼭 찾아본다. 평소에 아는 단어일지라도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그 속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발견을 통해 기획이 시작된다.      

이번에도 이 글을 쓰기 위해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이번 키워드는 '찬란함'이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기 전엔 '컬러'가 떠올랐었는데 사전적 의미를 찾고 난 후엔 다른 단어가 떠올랐다.     

'찬란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첫 번째, 빛이 번쩍거리거나 수많은 불빛이 빛나는 상태이다. 또는 그 빛이 매우 밝고 강렬하다.     

두 번째, 빛깔이나 모양 따위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     

세 번째, 일이나 이상(理想) 따위가 매우 훌륭하다.

이다.    

 

보통 사전적 의미에 담긴 키워드에서 아이디어가 번쩍이는데 이번에는 "윤슬"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   

  

올해로 인생파도 타기 달인 38년 차.

김진아의 인생은 늘 찬란했던 것 같다.

김진아만의 '컬러'가 확실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존재감의 빛으로 찬란했다.     

이전에는 존재감이 확실한 파도 같은 물결이었다면, 2024년에는 내게 맞는 빛들과 함께 존재감 확실하게 찬란한 윤슬이고 싶다.     

 

2023년에 연결된 인연들과 흘러가는 대로 함께하되 내게 맞는 빛을 만났을 때 찬란하게 반짝이는 김진아의 2024년.      


올해는 내게 맞는 빛을 이곳, 딩굴딩굴 공작소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더욱더 기대되는 해이다.     

작심3일이 있는 매월 3일이 내게 찬란한 3일이 될 것 같아 더 기대가 된다. 다음 달엔 또 어떤 찬란한 이야기들이 이곳에 담길까? 내 마음의 서랍엔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길까?     




외로운 찬란함

김하영

     

글쓰기! 2024년 ddf 회원이 되고 첫 활동이다. 그런데 시작도 못 할 뻔했다. 왜냐면 주제어가 ‘찬란함’이었기 때문이다. 찬란하다는 단어를 들으면 공유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도깨비라는 드라마 밖에 생각이 나지 않지만 단어를 떠올리며 나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나는 수학을 좋아했고 문학을 싫어했다. 수학은 답이 나오는 정확한 공식이 있지만 문학은 느끼고 이해함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온다. 수학은 모르는 문제는 풀 수 없어 빨리 포기하지만 문학은 어쩌면 정답을 맞힐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나는 문학시간에 작가의 감정을 직접 손으로 써서 익혔다. 어떠한 마음으로 이러한 표현을 작성했는지 쓰고 마치 암기과목처럼 외워야만 했다. 단어가, 문장이 표현하는 감정을 내 방식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학 시험의 정답을 찾는 일은 스도쿠처럼 추리를 해야 가능했다.      


찬란함도 사전적 의미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곧 사라질 것 같은 불안한 빛의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든다. 화려함 속에서 외로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찬란함’은 매력적인 단어이지만 나에게는 부담스러운 단어이기도 하다.    

 

많이 화려하고 싶지도, 많이 빛나고 싶지도 않다. 작게나마 빛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반짝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굵고 짧게가 아니라 가늘고 길게 살아가며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눈부신 햇살이 비춰주어도

최정연

    

요즘 나는 세 번째 시즌이 시작된 라이브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무명 가수전’을 즐겨 본다. 처음엔 들을수록 놀라운 그들의 실력에 우리나라에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하며 누가 우승할지를 궁금해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생각이 많아졌다. 최종 10명이 선발된 후 방송에서는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그동안 불리던 ‘ㅇㅇ호’ 대신 가수의 본명과 노래를 들려주며 명명식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출연자들 대부분이 무명일 뿐, 그들은 이미 가수다. 그동안 남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던 이들이 드디어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노래를 부를 때 나는 보았다. 무대에서 빛이 나고 있음을.    

  

찬란(燦爛)이란 수많은 불빛이 빛남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들의 모습은 K-pop의 이름으로 지구별을 뒤흔들고 있는 아이돌이나 강렬한 퍼포먼스가 주는 화려한 빛과는 조금 달랐다.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지만 마치 마음에 스며드는 은은한 달빛처럼 느껴졌다. 무대에 오르고 경쟁자를 제쳐 우위에 섰다는 사실보다 그저 하고 싶은 노래를 하는 모습이 신나 보이기도 했고, 알록달록 화려한 옷으로 치장한 것이 아니라 제 옷을 찾아 입은 양 자연스러웠다. 긴 여정 끝에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그 순간은 그래서 빛났다. 이 길을 계속 갈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수많은 고민을 되풀이했을 무명의 시간이 드디어 누군가로부터 마땅했음을 인정받고 지지받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역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빛나는 게 분명하다. 결국, 그 장면을 빛나게 만든 것은 조명도 화려한 데뷔도 아닌 그들이 하고 싶은 일, 노래라는 것을 무대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눈부신 햇살이 비춰주어도 제게 무슨 소용 있겠어요. 이토록 아름다운 당신만이 나에게 빛이 되는걸.’

(원곡 : 벗님들, 당신만이)

    

찬란함을 생각하며 나는 이 노래를 떠올렸다. ‘눈부신 햇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다. 그저 데뷔와 유명세가 목적이었다면 이들은 아마도 다른 방법을 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긴 시간 무명을 버티면서도 내려놓지 않았던 노래가 이제는 그들을 빛나게 하고 있다, 프로그램명인 싱어게인을 검색하니 ‘나를 다시 부르다’라는 수식어가 함께 보인다. 만약 ‘라이프어게인’을 만든다면 노래보다 더 다양한 수많은 ‘당신’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이란 긴 무대에서 무명으로 살더라도 제대로 찬란하게 빛날 날을 상상하며 말해본다. ‘는, 내 일을 찾은 최정연입니다!’라고.




딩굴딩굴공작소(DDF; Dinggul Dinggul Factory)는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평생학습공동체 '삶과앎 모두의 평생학습'의 공유공간이자. 일상을 작당하는 실천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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