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ll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Jul 09. 2019

슈돌 다녀간 '라뜰리에' 솔직히 난 별로던데?

푹푹 찌는 더위에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요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아이와 실내 전시회인 '라뜰리에'를 다녀왔어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라뜰리에는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 19세기 인상주의 대표 화가의 작품을 실제 공간으로 구현한 전시회에요.


눈으로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반 전시회와 달린 미디어아트, 홀로그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색다른 전시회인데요.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전파를 탄 후 아이들을 데리고 갈 만한 전시회로 여기저기에서 많이 소개됐어요. 블로그, 카페 등만 봐도 칭찬 일색인 전시회기에 저도 망설임 없이 유치원생인 아이와 함께 라뜰리에로 향했죠.


하지만 아이와 다녀와 보니 지금까지 제가 본 것들이 '모두 광고인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단점이 많았어요. 어른들이 보기엔 꽤 괜찮은 전시회지만 어린 연령대인 아이와 함께 가기엔 '비추'하고 싶은 라뜰리에. 그럼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먼저 라뜰리에 입장 전엔 꼭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해요. 430평 규모의 큰 전시관인데도 내부에 화장실이 없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수유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으므로 전시관 건물인 현대시티아울렛의 유아 휴게실을 이용해야 해요.


둘째로 전시회의 각 테마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해요. 전시회에 방문하기 전 공식 홈페이지나 다른 후기 글들을 통해 꼭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해요.


일례로 출입구를 통해 입장하면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는 테르트르 광장이 나와요. 일반 작품도 있지만 액자 속 그림이 움직이는 작품과 관객과 대화가 가능한 AI 작품도 있다는 사실! 저는 작품 중 '우체부 조셉 룰랭'만 대화가 되는 줄 알았는데 집에 돌아와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다른 작품들도 대화가 가능하단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전시회에선 대화가 가능하다는 표시나 설명이 보이질 않아 몰랐던 것이죠. 그 외 다른 구역에도 말을 걸 수 있는 작품이 다수 있어요. 다시 생각해도 참 아쉽네요.            

빈센트 반 고흐 '밤의 카페'를 실제 모습으로 꾸민 전시회

다음 테마 구역인 몽마르뜨 거리 역시 아이와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쳤는데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구역이었어요. 모든 관람을 끝내고 출구로 나가기 전 말하는 액자와 대화를 한 번 더 해보고 싶어 입구 쪽으로 돌아가다가 우연히 눈 내리는 모습을 목격했어요. 눈 내리는 이벤트가 있는지, 언제 이벤트가 시작되는지 설명돼 있지 않아 하마터면 그나마 볼만한 구경을 놓칠 뻔했답니다. 근처 직원에게 문의하니 매시간 정각마다 눈이 내린다고 하더라고요.


셋째로 라뜰리에에서 꼭 해봐야 할 체험으로 손꼽히는 '스페셜 어트랙션' 3종은 어린 연령대의 아이가 즐기기엔 어려운 수준이에요.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는 스페셜 어트렉션은 미디어 아트쇼와 뮤지컬, 홀로그램 토크쇼로 구성돼 있어요. 화가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반 고흐의 꿈, 그의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죠. 제 아이는 반 고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데도 대사 속 '단어'가 어려웠는지 보는 내내 질문을 했어요. 제 아이보다 어려 보이는 아이들 역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지 집중하지 못하더라고요.            

스페셜 어트렉션 중 뮤지컬 무대.

그럼에도 스페셜 어트랙션은 아이와 3종 모두 체험하는 것을 권해요. 개인적으론 스페셜 어트랙션을 제외하면 가격 대비 볼거리가 많지 않더라고요. 어트랙션을 체험할 수 있는 마들렌 꽃시장, 라마르틴 광장을 제외하면, 말하는 액자가 있던 테르트르 광장, 눈 내리는 몽마르뜨 거리, 우체국과 카페가 있는 포름 광장이 전부랍니다.


그런데 입장권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2만4000원. 청소년과 어린이가 각각 2만원, 1만6000원(36개월 미만 무료)이에요. 개인적으론 놀이동산 자유이용권 금액과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느꼈어요. 가성비가 좋은 전시회란 생각은 들지 않았죠. 물론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현장보다 저렴한 금액에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으니 이 점 참고하세요.


임지혜 기자(영상제작=강은혜 AD)  limjh@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블루보틀 삼청점, 줄 서지 마세요! 아.시.겠.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