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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Nov 15. 2019

아이와 꼭 가야할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

석파정 반대편 산책로에서 바라본 사랑채와 안채, 별채의 모습

'조선시대 후기 최대 권력자 흥선대원군의 별장'


어딘지 아실까요? 바로 대답이 나오는 분은 시사상식이 풍부한 부모님으로 올리브노트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이 고개를 갸우뚱 하셨을 거예요. 그 답을 알려드리면 '석파정'입니다.


사실 석파정은 그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곳이었는데요. 서울미술관이 새로 지어지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요. 특히 며칠 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즈 온 더 블럭'에 나오면서 조금 더 이름이 알려졌어요.

석파정에 찾아온 완연한 가을 그리고 단풍

올리브노트에서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다녀온 시기와 비슷하게 석파정에 다녀왔는데요. (그러고 보면 이곳이 요즘 핫한 곳은 맞는 것 같죠?) 앞으로는 서울 시 내에서 단풍 구경 가기 좋은 곳으로 인기를 끌 것 같으니 가능한 한 빨리 다녀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고궁은 아니지만 고궁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요. 고즈넉해 산책하기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뭔가 굉장히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은 기분이더라고요. 왜 그러냐고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서울미술관 3층 계단을 따라 나오면 입구에서 보이는 석파정의 전경이에요. 왼쪽으로는 소수운련암각자가, 앞쪽으로는 사랑채와 안채가, 저 멀리 너럭바위까지 한눈에 들어오네요. 


◇단풍 구경에 역사 공부까지 '석파정'


아이와 함께 가려면 이곳의 배경지식이 조금은 있어야 하겠죠? 황현의 매천야록에 따르면, 원래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이 아닌 당대 세도가 김흥근의 별장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흥선대원군이 이곳을 한번 보고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김흥근에게 자신에게 팔라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해요.

석파정 위쪽에 자리 잡은 별채에는 고종 황제가 묵었던 방이 있어요. 별채 마루에 앉아 햇빛을 받고 있으니 세상 근심이 모두 사라지더라고요.


원하는 걸 꼭 손에 넣어야 하는 흥선대원군의 성격 다들 아시죠? 며칠 고민한 끝에 흥선대원군은 김흥근에게 석파정을 딱 하루만 빌려달라고 청했다고 합니다. 그러곤 그의 아들인 고종황제와 함께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흥선대원군은 석파정을 손에 넣게 됐습니다. 왜냐고요? 성리학 예법에 따르면 임금이 묵은 곳에서는 신하가 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별채에서 바라본 인왕산의 모습이에요.

흥선대원군이 얼마나 이곳을 아꼈는지 이름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오죽했으면 자신의 호인 '석파'를 따서 이름을 지었을까요. 직접 가보면 흥선대원군이 왜 그토록 이곳을 탐내고 가지고 싶어 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어요.

석파정 야외 정원에서 바라본 북악산의 모습이에요. 사진에 담기지 않는 늠름한 북악산을 실제로 가서 눈으로 담아보세요.

우선 석파정 앞으로는 북악산이 뒤로는 인왕산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풍경은 물론 풍수지리적으로 최고의 터라고 해요. 그 좋~은 기운이 모여드는 곳에 흥선대원군이 앉아 대소신료들과 정세를 논하던 사랑채가 있어요.

△목숨 수(壽)자 문양과 함께 장수를 뜻하는 △거북이 등딱지 문양, 복이 많이 들어 오라는 △복(福)자 문양으로 꾸민 사랑채의 외관(사진 왼쪽부터)이랍니다.

특히 사랑채 안 흥선대원군이 앉았던 창가 자리 아래 삼면에는 △목숨 수(壽)자 문양과 함께 장수를 뜻하는 △거북이 등딱지 문양, 복이 많이 들어 오라는 △복(福)자 문양이 있어요. 그리고 사랑채 바로 옆에 멋들어진 소나무 '천세송'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즉, 권력을 쥐고 오래도록 천수를 누리며 살겠다는 흥선대원군의 굳은 의지가 역력하게 담긴 곳이 바로 여기랍니다.

석파정의 운치를 한껏 높여주는 소수운련암각자의 모습이랍니다.

천세송 앞쪽으로는 석파정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었다고 하는 '소수운련암각자'가 있어요. 큰 바위인데 '물을 품고 구름이 발을 치는 집(소수운련암각자)'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어요. 정말 이곳을 잘 표현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별채에서 바라본 가을빛이 완연히 물든 석파정과 인왕산의 모습이랍니다.

그리고 갈대와 단풍을 구경하며 몇 발자국 내디뎌 별채로 들어가면, 탁 트인 시야와 눈앞에 펼쳐진 인왕산의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거예요. 얼마 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다른 풍광이 펼쳐지다니! 흥선대원군이 이곳을 왜 그토록 갖고 싶었는지 공감 100배!

코끼리를 닮아 코끼리 바위로도 불리며 이 바위에 소원을 빌면 잘 이루어진다고 해서 소원바위로도 불리는 '너럭바위'의 자태를 보세요!

석파정의 감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중국식 정자도 너무나 멋들어지고요. 언덕을 걸어 올라가면 기도발(?)이 그렇게 잘 받는다는 너럭바위도 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꼭 빌어보세요! 

너럭바위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세요. 평온함이 온 마음에 스며들 거예요.

게다가 너럭바위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걸으면 단풍에 취하고 싶지 않아도 절로 취하게 된답니다. 그 길 끝에는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3층 석탑도 있어요. 건너편에서 바라본 별채와 사랑채, 안채의 모습 또한 인상 깊답니다. 

울긋불긋 단풍에 둘러싸인 석파정의 모습이 아름답네요. 우리나라 전통 정자의 방식이 아닌 중국식 정자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답니다.

석파정에 가는 길에 아이에게 흥선대원군에 대한 역사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흥선대원군 얘기를 꺼내면 자연스럽게 고종과 명성황후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겠죠. 아이들이 지루해 할까 봐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들의 관람을 책임져 줄 '스탬프 투어'도 있답니다! 아이들의 스템프를 따 찍겠다는 의지는 아무도 못 말리죠. 

아이의 흥미를 돋아줄 '스탬프 투어'도 있답니다.

가을의 석파정도 매우 좋았지만 눈 내린 겨울의 석파정도 기대되더라고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찾게 될 것 같아요! 


석파정 입장권(5000원)은 서울미술관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한 후 3층으로 출입문을 통해 박으로 나가면 만날 수 있어요! 서울미술관 통합 입장권(△성인 1만1000원 △학생 7000원 △36개월 이상 어린이 5000원)을 사면 석파정과 전시회를 모두 볼 수 있답니다. 


◇아이와 함께 작품보며 대화해요!..'보통의 거짓말' 전시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보통의 거짓말' 전시회

석파정만 관람해도 의미가 있지만 지금 서울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보통의 거짓말'까지 보는 걸 추천해요. (통합권을 구매하면 되겠죠!) 최근 봤던 전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거든요. 

'세월호 사건'에 대해 다룬 미디어 작품인데요. 보는 내내 먹먹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더라고요.

요즘 전시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진용인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의 거짓말은 그렇지 않았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인류의 시작(아담과 이브)부터 함께한 거짓말에 대해 더 정확하게는 나 자신을 향한 거짓말을 넘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나아가 우리가 그동안 진실로 믿었던 것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큰 거짓말이었는지 23명의 작가들이 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모라면 머리가 '띵~' 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부모의 방식대로 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한 건데요. '엄마가 좋아하니가 행복하다'고 하는 아이의 말이 가슴을 울리네요.


아마 살면서 한 번도 거짓말을 안 한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을 거예요. 특히 어른이 되면서 나 혹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때도 많아져요.

눈으로 보면 아름답지만 그 실체는 차갑고 뾰족하고 못생긴 '거짓말'

어릴 때는 거짓말을 하면 정말 큰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가끔 너무나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나를 보면 놀랄 때가 있어요. 특히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엄하게 교육하면서 정작 그런 아이에게 거짓말을 한 날은 뭔지 모르게 신경이 매우 쓰이죠.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에는 변명같은.. 

거짓말에 대한 회화 작품들인데요. 아이에게 그림이 표현하는 바를 물으면 꽤나 재미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죠?

작품을 보면서 아이의 엄마 아빠의 생각을 먼저 말하고, 아이의 생각도 한 번 물어봐 주세요. 아이가 의외로 작가의 의도를 잘 간파하는 작품도 있고요.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보통의 거짓말은 내년 2월 16일까지 석파정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답니다.

아날로그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누군가 전하지 못한 말을 듣고 있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작은 미소가 입가에 번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재 서울미술관에서는 설은아 작가의 '세상 끝과 부재중 통화' 개인전도 열리고 있는데요. 옛날에 사용하던 아날로그식 전화를 통해 누군가가 차마 전하지 못한 이야기, 부재중 통화를 들을 수 있어요. 또 따로 마련된 전화기 부스에 들어가 누군가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나의 얘기를 남길 수도 있답니다. 

따로 마련된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직접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남겨보세요!

저도 혼자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책자에 있는 대로 '어머니에게 전하지 못했던 말'을 해봤는데요. "엄마"라고 부르면서부터 가슴이 떨리더라고요. 여러분도 혹시 누군가에게 하지 못했던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말이 있다면 이곳에 남겨 보세요.


옛 추억과 옛 인연 생각에 아련함이 밀려 오기도 하고요.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대나무 숲에 온 듯한 시원~함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서울미술관은 천경자 작가의 '청혼'도 소장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서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황소' 이왈종 작가의 '제주생활의 중도', 천경자 작가의 '청혼' 등 국내외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화요일~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요. 지하 주차장에 주차도 할 수 있고요. 관람권을 구매하면 평일은 2시간, 주말은 1시간 30분 무료주차가 가능해요.


표를 구매한 후 한 달 동안 재입장이 가능하니까 지금 티켓을 끊으면 가을의 석파정과 겨울의 석파정 모두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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