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예요. 요즘 아이가 막무가내로 떼쓰고 마음대로 안되면 울기만 해 너무 힘들어요. 가끔 저도 모르게 아이 엉덩이를 팡팡 때리기도 했어요. 올바른 훈육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아이가 자지러질 듯 울면서 떼쓸 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울 금천구에 사는 이은아(33세) 씨
자의식이 강해지는 생후 18개월 이후부터 소위 말하는 '똥고집'이 생긴다고 해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화를 내고 자기 뜻대로 될 때까지 울거나 데굴데굴 구르는 등 온몸으로 떼를 쓰는 시기가 오죠.
이런 모습은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에요. 스스로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해요. 하지만 떼쓰는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나쁜 버릇이에요. 떼쓰지 않고 사회에 순응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부모의 적절한 훈육이 필요한 이유죠.
△아동상담 전문가이자 인터넷에서 '찹쌀떡가루'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정유진 하이 토닥 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이 지난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아이의 떼·거부·고집을 다루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나의 양육 태도 돌아보기
그럼 우리 아이의 떼쓰는 버릇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요?
전문가 대부분이 떼쓰는 아이들의 공통점으로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를 꼬집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아이가 너무 울어서'란 이유로 '해달라고 하면 다 해주는 버릇'을 들여놓은 것이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울거나 떼를 쓰면 결국 자기 뜻대로 된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터득(?)한 아이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해 결국 항복을 받아낸다는 것이죠.
그래서 엄마 아빠의 양육 태도가 잘못되진 않았는지 먼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동심리 전문가인 정유진 하이 토닥 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은 "아이와 지내는 동안 녹음기를 켜놓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녹음된 내용을 들어보면 자신의 양육 방식이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바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떼쓰기 잡기 위한 4대 원칙..엄마 아빠에게 필요한 건?
양육 태도의 문제를 파악했다면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떼쓰고 울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줘야 하죠.
①아이가 떼를 쓸 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떼쓰고 울며 요구하는 것은 절대로 들어주지 말아야 합니다. '울지 않고 예쁘게 말해야 엄마 아빠는 OO의 말을 들을 수 있어'라는 식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자기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합니다. 특히 어떤 날은 우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어떤 날은 우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식의 태도는 피해야 합니다. 모든 양육의 핵심은 '일관성'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②아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나 여기 누울 거야"라며 대형마트 바닥에 누워 떼쓰는 아이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아이가 우는 모습이 보기 힘들어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게 부끄러워서 아이 손에 장난감을 쥐여주는 것은 아이가 '내가 드러누워 떼쓰면 되는구나!'라는 것을 인지하게 합니다.
설령 아이가 바닥에 누워 떼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엄마 아빠는 마트에 장난감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장을 보러 온 거야"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시켜줘야 합니다. 아이는 '내가 여기서 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먼저 정해진 일을 해야 하는 거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죠. 이런 행동을 반복하면서 아이는 순서와 기다림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할 때마다 과자, 사탕, 장난감 등을 주는 보상이나 나들이를 가는 것은 떼쓰는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③저항이 심할 때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울고 떼쓰는 아이는 아무리 말해도 대화가 통하지 않아요. 화를 내고 주변 물건을 던지거나 흩트려 놓는 아이도 있죠. 아마 아이를 키워본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본 상황일 거예요.
이처럼 아이의 저항이 심할 땐 곁에서 아무 말 없이 기다리는 것이 좋아요. 아이의 떼쓰기에 별반 반응으로 보이지 않고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거죠. 아이가 한참 울 때엔 아무 말 없이 기다리다가 순간 진정이 되는 모습을 보일 때 "엄마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기다릴게"라고 관심을 보여주세요. 다시 떼를 쓰고 울기 시작한다면 또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주고요.
종종 조부모와 있을 때 떼쓰기가 심해지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조부모님 앞에선 참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단 아이를 다른 공간에 데려가 단호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해요. 떼쓰면서 흩트려놓은 장난감도 아이가 직접 치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고요.
④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채찍만큼 필요한 것이 '당근'이죠. 아이가 떼를 쓰지 않을 때 많이 칭찬해주세요. 아이가 울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랑을 가득 담아 안아주세요.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할 때마다 과자, 사탕을 주는 보상이나 나들이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또 아이와 약속한 것은 무조건 지켜야 해요. 아이를 달래기 위한 거짓말은 부모와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만약 떼쓰는 아이에게 '울지 않고 씩씩하게 스스로 세수하면 맛있는 것 사줄게'라고 약속했다면 꼭 그 약속을 지켜주세요.
정 소장은 "떼쓰는 아이를 훈육하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한 원칙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부모의 저항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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