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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May 11. 2020

'등교 연기' 청원 17만명.."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코로나19 여파로 몇 달째 텅텅 빈 한 초등학교 운동장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등교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태원 클럽 사태 전까지만 해도 등교에 찬성하던 부모들 중 상당수가 학교에 가지 않는 편이 낫다는 입장으로 돌아섰고요. 당장 13일 등교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 사이에서도 등교로 인한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11일 오전 교육부와 방역 당국이 계획했던 긴급 화상 회의는 일정이 맞지 않은 관계로 취소됐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등교 여부에 대해선 늦어도 내일까지는 결정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학습보단 안전..확진자 학생에 대한 학교 폭력도 걱정"


학부모들은 등교에 따른 학생들의 집단 감염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가정 보육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위험해 지는 것 보다는 낫다는 의견입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최연희(40세) 씨는 "워킹맘이라서 20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며 "하지만 집 근처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터져 너무 불안해서 개학을 한다고 해도 보내진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엔 학교에 보내자는 입장이었다는 김수정(37세) 씨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의 상당수가 무증상자인 데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도 수천 명"이라며 "등하굣길은 물론 학교에도 무증상 확진자가 있을지 모르는데 어떻게 학교를 보내냐"고 지적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임주현(42세) 씨는 "학생인 두 아이를 돌보다 보면 막내는 거의 방치 수준"이라면서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려 막내까지 위험해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고3 아이를 둔 이혜주(47세) 씨는 "등교한 뒤 학교에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학생들 자가격리 하고 다시 원격수업을 하거나 휴교한다는데 하던 대로 하는 게 아이들이 덜 혼란스러울 것 같다"며 "또 확진자 아이는 수많은 친구들에게 원망을 들어야 할 텐데 그것 역시 걱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교 개학 연기 요구' 글에 17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습니다.

◇"더운데 온종일 마스크 쓰고 생활하는 아이들 안쓰러워"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한 이후 생활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역시 학부모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이유입니다.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등교를 시작하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며 점심과 쉬는 시간 등에 친구들과의 대화도 가급적 자제해야 합니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최한나(39세) 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의 주된 목적은 학습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교우관계 형성 등 사회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데 굳이 학교에 갈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아이 보육 문제로 휴직을 결정했다는 한우정(36세) 씨는 "긴급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날이 더워지는데 마스크를 쓰고 온종일 에어컨도 안 트는 교실에 앉아 있을 아이를 생각하니 안쓰러워서 휴직을 했다"며 "또 부모가 휴직을 할 상황이 못 되는 자녀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돌봄을 받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24일 올라온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1일 오전 12시 현재 17만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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