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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ul 23. 2018

물놀이에 신난 아이, 귓속이 간지럽고 아프다면?

"엄마, 귓속이 간질간질하고 아파요"


신나게 수영장에서 놀고 집에 돌아온 아이가 갑자기 자신의 귀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손가락으로 한참 귀를 건드린 건지 벌겋게 부었는데요. 귓속이 너무 간지러워 못 참겠다는 아이 말에 '귀지가 많은 건가?'라고 생각하며 면봉으로 귓속을 살살 청소해줬습니다. 하지만 제 행동이 매우 위험한 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찾은 이비인후과에서 의사로부터 '외이도염'이라는 진단명과 함께 엄마가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했다고 아주 호되게 혼났기 때문인데요. 제가 무슨 잘못된 행동을 했는지 같이 알아볼까요.


외이도는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입니다. 외부 세균과 직접 접촉하는 부위인 만큼 세균이 침투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이도염은 덥거나 습한 여름철에 주로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며, 특히 물놀이와 많은 연관성이 있어 '수영장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증상은 통증, 가려움증, 난청, 발열 등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귓바퀴를 잡아당길 때 통증이 심해지죠. 심한 경우 귀를 들여다보면 귓구멍의 피부가 빨갛게 부어있으면서 진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외이도의 구조(출처=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아이는 어른에 비해 귓구멍 크기가 작기 때문에 물기가 잘 말려지지 않아 물놀이 후 외이도염에 쉽게 걸릴 수 있다"며 "귓속이 간지럽다고 해서 손가락이나 면봉으로 귓구멍을 후비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절대 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물놀이 후 아이 귓속을 제대로 말려주지 않고 면봉으로 물기를 열심히 닦아내 아이를 아프게 만든 셈이죠. (엄마가 미안하다!! ㅠㅠ)


외이도염 치료를 위해서는 깨끗이 외이도 청소를 하고 항생제, 소염제 등 적절한 약물을 사용해 치료해야 하는데요. 저희 아이의 경우 초기에 외이도염을 발견해 별도의 약을 복용하지 않고 나흘간 병원을 방문, 귓속에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 완치할 수 있었습니다.


외이도염은 완전히 치료되지 않으면 귓속이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 돼 고질적인 만성외이도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한 번 치료를 시작하면 확실히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외이도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수영이나 목욕을 할 때 귓속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물 만난 아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불편함 때문에 착용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죠.


그렇다면 적어도 수영이나 물놀이를 하고 난 뒤에 아이의 귓속 물기를 완전히 말려줘야 하는데요.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주기보다는 선풍기 바람이나 시원한 드라이기 바람을 약하게 해 귀 멀리서 말려주면 귓구멍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도 습기를 말릴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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