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쿠웨이트로 출장을 다녀온 60대 남성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에서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이 소식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들과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혹시나 모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병원 예약을 취소하는가 하면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여행을 미루는 모습이다.
메르스는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할 때 나오는 침으로 바이러스가 묻어 나와 공기 중으로 퍼지는 비말감염에 의해 전염된다. 보통 2~14일 정도 잠복기를 거치며 잠복기간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으로는 38℃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이 있다. 전염력은 낮다고 알려졌지만 3년 전 국내에서 발생했을 때는 빠른 전염력을 보였다. 치사율은 20~46%로 높은 편이다.
임산부를 포함한 부모들의 우려가 큰 건 아이들의 면역력과 회복력이 성인에 비해 약하기 때문이다. 또 메르스 확진자로 판정되면 병원에 혼자 격리되는데 아이 역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부모와 떨어져 혼자 병원에 있어야 한다. 메르스는 게다가 치료제도 없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씨는 "아이와 문화센터에 가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남편이 3년 전 메르스 사태 때 환자가 병실에 격리된 상태에서 눈을 감아 가족들이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얘길 꺼냈다"며 "당분간 문화센터는 물론 바깥출입을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밀접접촉자(확진 환자와 2m 이내에서 접촉)들의 거주지를 발표하자 관련 지역에 살고 있는 부모와 임산부들의 공포감은 더 심해진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밀접촉자는 21명으로 서울 10명, 인천 5명, 경기 2명, 부산 2명, 광주 1명, 경남 1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B씨는 "인천엔 밀접접촉자가 5명으로 서울 다음으로 많다"며 "첫째 아이는 당분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거고 다음 주에 잡혀 있는 뱃속 둘째 아이와 관련한 검사도 최대한 미룰 것"이라며 전했다.
대부분의 부모는 메르스 잠복기(2~14일)를 고려해 앞으로 2주 정도까지는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한 맘 카페 회원 C 씨는 "날씨가 좋아져서 아이와 첫 여행으로 이번 주 제주도 여행을 잡아놨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미루기로 했다"면서 "안전한 게 우선이지만 미리 준비한 숙박과 항공권 등을 취소하면서 수수료를 물어야 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위기경보가 주의 단계라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확산 여부가 판가름 날 2주 후까지는 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한 소아과 전문의는 "현재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은 것 같아 집에서만 있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아이들은 약하니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은 최대한 피하고 마스크 착용과 외출 후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에 철저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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