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ll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Nov 01. 2018

"좁아도 너무 좁아" 작은 고시원 호텔,'여수 다락휴'

다락휴 혹시 들어보셨어요? SK네트웍스에서 운영하는 워커힐호텔앤리조트에서 유럽의 캡슐호텔을 벤치마킹해 만든 국내 최초 캡슐호텔 브랜드인데요. 합리적인 가격에 다락같이 작고 아늑한 공간에서의 쉼을 표방하고 있죠.


지난해 초 인천공항 1, 2터미널에 문을 연 뒤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8월에는 전남 여수에 3호점을 오픈했습니다. 여수 3호점의 경우 인천공항 터미널 1, 2호점과는 달리 도시 여행자를 위한 콤팩트 럭셔리 호텔 콘셉트로 지어졌죠.


전 매년 가을마다 KTX를 타고 여수로 여행을 떠나는데요. 마침 다락휴 3호점이 KTX 종착역인 여수엑스포역 맞은편에 문을 연지라 하룻밤 묵을 겸, 다락휴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할 겸 이곳에서 숙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접근성은 좋네요. 역에서 내려 횡단보도만 건너면 엑스포건물 3층에 있어서 찾기 쉬웠어요.

예약을 위해 찾은 다락휴 홈페이지에서 'small'과 'compact'라는 영어 단어가 자주 눈에 띄었는데요. 그래서 '도대체 얼마나 작길래?'란 호기심도 생겼어요.

입구에선 여수 바다가 한 눈에 보이고, 여수엑스포 빅오쇼의 둥근 원형 구조물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요.

로비엔 셀프 체크인/체크아웃을 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체크인을 진행하면 돼요. 다락휴는 창문이 있는 오션뷰룸과 창문이 없는 스탠다드룸으로 나뉘는데요. 오션뷰는 이미 예약이 차서 스탠다드룸을 신청했습니다.

블라인드 내리기 전(위) / 블라인드 내린 후(아래)

음.. 방으로 들어왔는데요. 일단 콤팩트한 건 확실하지만 럭셔리 느낌은 아니네요.


제일 먼저 한 건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리는 일이었어요.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으면 방 안의 모습을 밖에서 그대로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창문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고시원 분위기의 작은방에 놀랐습니다. 바닥에 캐리어를 펼쳐놓을 공간도 없어요.

스탠다드룸의 크기는 9.1㎡(2.7평)이고, 오션뷰룸은 13.2㎡(4평)입니다. 침대 크기는 모두 같아요. 성인 남성 2명이 묵는다면 방이 많이 좁을 것 같아요.

화장실도 좁아요. 세면대가 낮아서 세수를 하려면 고개를 한껏 숙여야 하는데, 화장실 바닥으로 물이 많이 튀네요. 샤워를 할 때도 좁아서 벽과 화장실 문에 많이 부딪혔어요. 게다가 변기와의 거리도 가까워서 샤워를 하면서 내가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는건가?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기를 사용하려면 튄 물기를 다 닦아야 했죠. 치약과 칫솔, 면도기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공간에 다양한 기능이 있긴 해요. 최근에 문을 연 호텔답게 USB 충전기가 있더라고요.

침대 위 벽엔 스피커와 에어컨, 조명 조절 버튼이 있는데요. 아기자기하게 있을 건 다 있네요. 가죽 슬리퍼도 있었는데 방이 워낙 작아서 신을 일은 없었습니다.


방이 작아서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방음이 잘 되는 건지 조용했어요.

조식을 먹으러 내려온 라운지의 아침 풍경입니다. 여수 앞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자리는 다른 분들이 앉아계셔서 반대편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이건 밤에 본 라운지 풍경인데요. 조명과 어우러진 밤 풍경이 멋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커피 마시면서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를 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조식엔 빵과 치즈, 햄, 잼 등을 비롯해 샐러드와 시리얼도 있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간편하게 먹긴 나쁘지 않아요.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 토스터기가 있네요. 특이하게 식빵에 햄과 치즈를 넣고 토스터기에 구워 아침식사로 즐기는 분들도 많아요.


여긴 커피가 유난히 맛있는데요. 커피 브랜드 '폴바셋'에서 워커힐만을 위해 개발한 '워커힐 시그니처 블랜드' 커피라고 합니다. 에스프레소 버튼을 눌러 커피를 추출하고 시리얼 옆에 있는 우유를 넣어 마셨어요. 부드러우면서 살짝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네요. 기계의 버튼만 눌러서 먹는 건데도 웬만한 커피 전문점보다 맛있었어요.

체크인 전이나 후에 짐을 맡기려면 로비에 있는 사물함에 넣으면 됩니다. 비밀번호를 설정해서 넣어뒀다가 찾는 방식이죠. 여기에 안 들어가는 큰 짐은 직원에게 이야기하면 보관해줍니다.

다락휴 숙박요금(출처=다락휴 홈페이지)

저는 Overnight(20시간)의 스탠다드 성수기 요금으로 12만5000원을 지불했는데요. 솔직히 그리 저렴하지 않은 숙박비에 좁은 공간을 생각하면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네요. 단 역과 매우 가깝다는 건 장점인 것 같아요. 동백섬 입구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고요. 대부분의 관광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택시로 이동했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
· 잠만 자고 간다면 추천!
· 조식에 큰 기대를 안한다면 추천! 단, 커피는 진짜 맛있음.
· 샤워 후 화장실 물기 닦는 게 안 귀찮다면 추천!(화장실에 놓인 여분의 휴지도 젖을 수 있음)


◇이런 분들께 비추!
· 가족여행으론 비추. 특히 부모님 모시고 온다면 대 실패!
· 조식은 밥이지!라고 생각하신다면 비추!
· 폐소공포증(폐쇄된 공간에 대한 공포)이 있다면 절대 비추!


*해당 기사는 관련 호텔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강은혜 기자  navisky@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주부초단's Pick 가성비 끝판왕 '노브랜드 꿀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