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ll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Dec 01. 2018

당근김밥부터 젓국갈비까지..'강화도의 맛'

여행의 묘미는 맛있는 먹거리죠. 여행 일정 전체를 음식 중심으로 계획하는 식도락 여행이란 말이 괜히 있겠어요. 여행지에서 잔뜩 기대하고 먹은 음식이 맛이 없으면 '이번 여행 왠지 망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앞서 강화도의 숨은 핫플레이스를 소개(☞관련기사 강화도에 뜨는 영화관&미술관이 있다?)했었는데요. 이번에는 강화도의 먹거리를 소개할게요.


◇인기 맛집 '서문김밥'

강화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여행 코스에 꼭 집어넣는다는 김밥집입니다. 생활의 달인, 밤도깨비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한 곳이에요. 줄 서서 먹는 김밥집이라니.. 좀 의외죠. 저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요. 올 때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네요.

주말 오전 9시 전에 도착했는데 30분 조금 넘게 기다렸어요. (정말 다들 부지런하네요..ㅎ) 날씨가 제법 추워서 어찌나 저 문 안으로 들어가고 싶던지. 실내에도 기다리는 줄이 있어요.


문 밖에는 당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달걀 껍질이 있었는데요. 얼마나 지단을 많이 부쳤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ㅎㅎ


사실 김밥 사서 한 줄 먹고 영화관에 가려고 했는데.. 상영시간에 늦을까봐 조마조마했네요. 혹시 여행코스에 이곳을 넣을 예정이라면 생각보다 시간을 넉넉히 잡으셔야겠어요.

이곳은 30년 넘게 오직 김밥 하나만 파는 곳인데요. 김밥 종류도 따로 없어요. 주문은 그냥 '몇 줄이요' 한 마디로 끝나죠. 김밥 가격은 한 줄에 3000원이고요.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재료가 소진될 때까지 한다고 해요.


주방에서는 직원 세 분이 부지런히 재료를 만들고 김밥을 싸고 계시더라고요. 문 밖에서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하고 궁금했는데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이해가 됩니다. 김밥을 10~20줄씩 싸 놓아도 손님들이 5줄씩 사면 금세 동이 나고 새로 김밥을 싸야 하더라고요.


내부에 김밥을 먹고 갈 자리는 없어요. 포장만 가능합니다. 주방 앞에 포장대가 있는데요. 김밥을 종이상자, 포일에 담아 주시면 바쁜(?) 손님들이 알아서 김밥을 챙겨 비닐봉지에 담고 젓가락을 챙겨 갑니다.

이집 김밥의 특징은 '당근밥'으로 김밥을 만든다는 건데요. 볶은 당근을 밥 뜸 들일 때 집어넣고 당근밥을 만들어요. 집에서 만든 김밥보다 간이 살짝 세다고 느껴졌는데 먹다 보니 맛이 좋더라고요.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한 번쯤 맛볼 만해요. 아 참, 밥은 강화섬 쌀로만 만든다고 해요.


그리고 이곳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지단, 시금치 등 일부 재료를 손님들이 오가는 곳에 놓더라고요. 내부 공간이 좁은 것은 이해하지만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면 더 좋겠죠.

◇강화도 향토음식 '젓국갈비&순무김치'

저는 낯선 음식을 선뜻 잘 주문하는 편은 아닌데요. 유명 묵밥집에 갔더니 사람들이 다 희멀건한 국을 먹고 있길래 따라 시켰다가 정말 맛있게 먹은 게 이 젓국갈비예요.


이번엔 강화도 시내에 있는 한 향토 음식점을 찾았는데요. 입구의 문턱과 문에서 아주 어렸을 때 가 본 이모 할머니댁이 떠올랐어요. 내부도 상당히 고전적(?)입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전날 알잡지(?)에서 촬영하고 갔다고 알려주셨는데요. 알잡지는 '알쓸신잡'을 말씀하신 거였어요. 방송되기 전 운이 좋게 먼저 다녀온 셈이 됐죠.(방송은 다음주쯤?) ㅎㅎ

밑반찬이 먼저 나왔는데요. 가장 오른쪽 아래 있는 게 순무김치입니다.

순무는 무와 달리 동그랗고 자줏빛이에요. 강화도에서는 보통 이 순무로 김치를 담그거나 장아찌를 담근다고 해요. 무보다 시원, 알싸한 맛이 강해요. 무가 생수라면 순무는 탄산수 같은 느낌이랄까요.

젓국갈비는 음식이 나올 때 비주얼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데요. 이건 어느 음식점에 가나 마찬가지입니다. ㅋㅋ 돼지갈비에 두부, 무, 청양고추 등이 들어간 국에 새우젓으로 간을 한 음식이에요. 처음 봤을 땐 도통 무슨 맛일지 상상이 안갔는데 맛을 보고 나니 굳이 비슷한 맛을 찾자면 진한 갈비탕의 맛이랄까요.


젓국갈비엔 유래가 있는데요. 고려시대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을 때 강화도의 특산품을 모아 음식을 만들어 왕에게 진상했던 음식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 젓국갈비는 다소 호불호가 있는 음식인가 봐요. 올리브노트 까도남 선배는 그냥저냥이었다고 하고, 뭐든 맛있다고 하는 옆집언니 선배는 맛이 없었다고 하네요. 제 취향이 독특한 걸까요.. ㅎㅎ


◇강화도 특산물 '밴댕이회무침&속노랑고구마'

강화도에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시장입니다. 강화풍물시장은 주차장도 넓고 내부도 깔끔하게 정돈돼 장을 보기 편해요.

강화풍물시장은 2층까지 있는데요. 1층엔 시장, 2층엔 식당이 있어요.

강화풍물시장은 상설시장인데요. 휴무일이 있으니 갈 때 미리 확인해보면 좋겠죠. 날짜 끝이 2, 7로 끝나는 날은 장날인데요. 건물 밖에서 군것질거리를 비롯해 온갖 물건을 다 팔고요. 상인과 손님들로 가득해 들썩들썩한 분위기가 난답니다.

시장 왔다가 빈손으로 나가기는 아쉽다 하는 분들을 위해 한 가지 품목을 추천하자면 고구마를 꼽고 싶어요. 요즘 강화도 고구마가 제철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강화도엔 속노랑고구마라는 게 있어요. 이름 그대로 속이 노랗고 아주 달아요. 만원짜리 작은 한 박스를 사왔는데요. 고구마를 오븐에 구워 먹었더니 크~! 겨울 간식으로 딱이죠.

2층으로 올라가면 식사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인데요. 모든 식당에 빠지지 않고 있는 메뉴가 바로 밴댕이회무침입니다. 밴댕이는 청어과의 바다물고기인데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 좋아요.


강화도는 밴댕이의 최대 서식지로 밴댕이 어업이 번성했던 곳이에요. 밴댕이는 잡자마자 바로 죽어버려서('밴댕이 소갈머리'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죠) 신선도가 유지되는 근처에서 이 음식을 주로 많이 팔았죠.

저는 사실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회를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먹기 시작해 종종 먹어요. 밴댕이회무침은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먹을만해요. 온갖 채소를 갖은 양념에 빨갛게 무쳐냈어요.


밴댕이회무침은 포장도 됩니다. 아이스박스에 회와 야채, 양념을 따로따로 포장해 주시는데요. 미리 무치면 물이 생겨 맛이 없고 먹기 전에 바로 무치는 게 좋아요. 이거 하나 포장해서 돌아가면 여행을 마치고 '집에 가서 또 밥해야 되나' 하는 고민이 싹~ 사라져요.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무료주차권을 받을 수 있어요. 잊지 말고 꼭 챙기세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ejkim@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강화도에 뜨는 영화관&미술관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