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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물같은하루 Sep 14. 2015

<아름답거나>#11

#11.  중국 기차 안에서

#11. 중국 기차 안에서



덜컹덜컹 흔들리는 소리가 시끄럽고

둔해진 후각이 잠깐 정신을 차리면 

묵직하지만 날카롭게 코를 찌르는 화장실 냄새가 나는 야간기차.

딱딱하고 등받이가 직각인 의자에 기댈 곳도 없이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웃는 소리에 잠깐 깨서

눈을 반쯤 감은 상태로 웃음 소리를 좇아 고개를 돌리면

채 선생님의 동글동글한 중국어가 들리고

사랑이 많은 착한 사람들이 창가에서 웃고 있다.

이것이 꿈 이어도 기분이 좋을 텐데

이것이 꿈이 아닌 것이,

이 현실에 나도 함께 있는 것이 참 좋았다.

어렸을 적에 집에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자다가

집에는 다 왔는 지, 내 옆에 가족들은 다 있는 지 확인하고

다시 잠들 때처럼 마음까지 포근해져서 스르륵 눈이 감겼다.


-070122 Mon 

생일

판쯔화 가는 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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