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 게임
오늘은 늦게까지 글을 쓰고 11시까지 늦잠을 잤다. 폴라로이드를 꺼내서 그를 담아내고 풍경 사진도 찍었다. 오랜만에 사진을 찍으니 살아있다고 느껴졌고 내 징크스가 깨졌지만 카메라로 그를 담지 못하는 내 자신이 슬프게 느껴졌다.(나는 내 카메라로 사람을 찍으면 그 사람을 다시는 못 보게 되는 징크스가 있다. 전부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그와 사랑을 나누지 않고 그는 일을 하고 낮잠을 잤다. 나는 내일 아침 7시까지 회사에 가야 한다. 3일 동안의 연휴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지만… 도예 수업은 알차고 재밌었으나 너무 비쌌지만 엄마와 또 한 번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컵이 구워지면 거기에 커피를 타 먹을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요거트 볼도.
다만 도예 선생님이 마이클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해서 당황스러웠다. 나보다도 더 물레 돌리는 걸 봐준다거나 했는데 어떻게 만나게 되었냐고 묻기도 하고 마이클도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듯했다. 그 선생님에 대해 얘기를 해서 난 기분이 또 안 좋아졌다. 질투인가?
오늘 낮에 그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어제 늦게까지 뭐 했냐고 해서 글을 썼다고 하니 무슨 내용이냐고 해서 솔직하게 “네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어디든지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거에 대해 썼어. 내가 너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데 아직 널 놓고 싶지는 않아.”라고 말하니 “그렇게 생각하다니 슬프네. 나도 너랑 함께 하고 싶어.”라고 그가 대답해 줬다.
도예 수업이 끝나고 우리는 마포 갈매기를 먹으러 갔다. 미솔님과 함께 갔던 곳인데 마이클이 먹고 싶어 해서 데려가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맛있다고 좋아해서 저녁을 사준 그에게 망고빙수를 사주었다. 그러다가 망고가 왜 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되었는지 이론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자연의 순환이라는 게 참 더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구나 싶었다.
오늘은 신기한 꿈을 꿨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퍼레이드를 기다리고 있는데 퍼레이드여서(꿈에서 난 영국이었던 걸까?) 왜 미국은 없냐며 불평을 하며 사진을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비가 내려서 카페로 피신했다.
그리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형태] 포스터가 꿈에 나왔다. 마이클이랑 다시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전망 좋은 방은 슬쩍 보더니 흥미가 없어 보였다.) 아무튼간에 이러한 꿈을 꾸었는데 좋은 의미인 것 같아서 좋은 하루가 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해보게 되었다. (한 가지 더 꿈을 꿨는데 그것은 비밀)
오늘은 아침조지만 일요일이라 팩스를 보내야 하고 이것저것 할 일이 많다. 오랜만에 가서 (나는 3일이나 쉬었다.) 버벅 거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 마이클이 알아서 잘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는 여김 없이 출근을 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