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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Mar 08. 2019

효리네 민박은 관광지일까?

연예인이란 직업의 특수성과 사생활 보호

*이 글은 2017년 8월 오마이뉴스에 투고했다가 까인 글입니다. 


공인(公人, public figure)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다면 공인이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정치인이나 공무원 등에 한정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공인'의 범주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공인 또는 공적 인물은 사회적으로 널리 명성을 얻거나, 스스로 공론의 장에 자발적으로 관련된 자로서 그에 대한 비판과 품평은 표현의 자유에 의해 널리 보장되는 인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예인은 공인(公人)일까?

우리는 흔히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있는 사람을 공인이라고 부르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을 '공인'이라고 칭하며 사생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수용하라고 압박하며 일반인보다 더 높은 도덕적 의무를 강요한다.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는 공인이 아니다. 그들은 공적인 위치에 있지도 않고 공적인 일도 하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인(私人) 일뿐이다. 그들이 사생활에 대한 제약, 도덕적 의무를 감내하는 것은 공인이어서가 아니라 직업적 특수성 때문이다.

JTBC 방송 '효리네 민박'에 출연 중인 가수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관광객들의 사생활 침해와 지나친 관심으로 불편을 호소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7일 이상순은 자신의 SNS에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우리 집에 찾아오고 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이곳은 우리가 편히 쉬어야 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집에 찾아와 담장 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맘 편히 쉬지도 마당에서 강아지들과 놀지도 못하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들어오는 차들과 사람들 때문에 이웃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상순은 "여러분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오는 차들과 관광객들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제발 더 이상의 사생활 침해는 하지 말아 주길 부탁드린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효리네 민박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출연중인 효리네 민박 프로그램 메인페이지ⓒ JTBC





연예인이란 직업의 특수성과 사생활 보호

이러한 이상순의 발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이효리의 집을 찾아간 관광객들을 비난하고 있다. 상당수 비평가들도 방송 촬영지이지만 실제로 이효리 이상순이 주거 중인 공간이므로 누군가의 구경거리나 인증샷을 찍는 관광지가 아니라고 하며 무분별한 사생활 침해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도 연예인이기 전에 우리와 똑같이 일상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다. 초인종을 누르거나 무단 침입하여 인증샷을 찍거나 하는 등의 무분별한 사생활 침해는 멈춰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들의 관심을 마냥 비난할 만한 일은 아니다. TV 방송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다른 매체와 비할 바가 아니다. 시청률이 보잘것없는 정보 전달 프로그램에 나온 장소도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며 드라마나 예능의 촬영지는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홍보하는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전 국민의 관심이 되고 있는 인기 방송의 촬영지인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가정집이 관광객의 관심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연예인은 분명 '공인'이 아니다. 하지만 직업의 특성상 공인 못지않은 도덕적 의무를 감수해야 하며 사생활 침해도 일정 부분 감내해야 한다. 그 도덕적 의무와 사생활 침해에 대한 감내는 대중들이 강요한 것이 아니라 연예인이란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본인들이 선택한 것이다. 방송 출연 이전에도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집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있었다고 한다. 이번 JTBC "효리네 민박" 촬영을 선택하고 방송 출연을 결정한 것은 이효리 이상순 부부이다. 방송이 나가면 대중들의 관심은 이전보다 더 늘어날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연예인이란 직업이 힘든 이유

연예인들은 대중들의 동경과 관심의 대상이다. 대중들의 관심의 크기만큼 연예인들의 가치는 결정되며 수익도 비례한다. 방송 출연도 그 가치를 상승하기 위한 연예인들의 선택이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사생활 침해에 대해 대중들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그들이 사생활 침해를 우려했다면 방송 출연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방송 출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호소는 대중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지만 방송 출연 후에 사생활 침해 호소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연예인이란 직업이 힘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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