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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은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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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영어 중독자라니까
Dec 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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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학교 가는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떼를 썼다
뒤를 살금살금 밟다가
들켜 터벅터벅 돌아왔다
내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입학할 때 언니는 하얀 카라 교복을 입고
중학생이 되어 일주일에 한 번 볼 수 있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고
마을에 버스가 다니게 되었는데
언니는 서울로 떠났다
알밤이 빠지는 추석하고
목화솜 눈이 내리는 설날에만 집에 왔다
나보다 다섯 살 많은 짝은 언니
너를 업어 키워 키가 자라지 않았다고
울다 잠든 너를 업고 집으로 가는 길은
무릎이 땅에 닿을 것 같았다고
언니야
이순이 넘고 고희가 되어
검은 머리 파뿌리 팔순 할매가 되어도
이제는 내가 손잡아주고 업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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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영어 중독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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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트이는 90일 영어 글쓰기
저자
영어로 에세이를 10년간 쓰고 가르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정신적인 치유를 얻었고 글쓰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밴드<매일세줄90일영작마스터>의 파운더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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