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일상

by 명란김

엄마라는 단어는 참 이상하다. 부르면 울컥하고, 생각하면 따뜻하다. 곁에 있을 땐 몰랐다가, 막상 곁에 없게 되면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이름이 된다. 누구에게나 그런 이름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불러도 소용없는 이름이지만, 마음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이름. 애틋한 그 이름, 엄마.


“요보세효~ ”

“엄마 뭐 해? “

“왜! ”

“날도 꾸물꾸물하고 생각나서. “

“지랄하네. 끊어! ”

“아 왜! ”

“어딘데! “

“공방 가고 있지. ”

“우산은! “

“비 안 올 것 같아서 안 챙겼는데. 어? 한 방울 맞은 것 같다! ”

“어이구 잘 하셨쎄효~ 얼른 기어 들어가! “

“끊을라고? ”

“그럼 끊지, 뭣 허냐! 끊어! “

“뭐 하는데? “

“뭐 하긴 뭐 해! 일하지! ”

“엄마가 뭔 일을 해? 드라마 보면서. ”

”아침부터 왜 지랄이래? “

“심심해~ 공방 갈 때까지만 통화하자~ ”

“끊어, 이년아! “


뚝.


푹, 웃음이 났다.

공방 출근길에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가 아직 살아 있다면 딱 이랬을 거다. 투박한데 투박하지 않은. 우리 엄마 만의 말투. 상상하니 웃음이 났다. 생전에도 그렇게 웃고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다시 볼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나니 그렇게도 싫던 엄마의 거칠고 투박했던 것들이 사무치도록 그립다. 날이 갈수록 흐릿해져야 하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무덤덤해져야 하는데, 어째 오히려 점점 더 또렷해지는 건 확실히, 나는 청개구리인가 보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엄마가 보고 싶고.

날이 흐리면 날이 흐려서 엄마가 보고 싶다.


날이 좋으면 날이 좋아서 엄마가 보고 싶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어서 엄마가 보고 싶다.


꽃이 피면 꽃이 펴서 엄마가 보고 싶고

낙엽이 지면 낙엽이 져서 엄마가 보고 싶다.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엄마가 보고 싶고

냉이가 나면 냉이가 나서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 좋아?”

“그래 좋다, 이년아!”


벤치에 나란히 앉아 웃던 그때가 참 좋았다.

있을 때 잘할 걸.


그 말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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