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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폴라리스 Apr 03. 2017

너 첫째지? 너 막내지?

월간 <폴라리스> Vol. 172 '의좋은 형제'

첫째는 책임감이 강하고, 막내는 귀엽지만 버릇이 없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를 비롯해 많은 심리학자들은 출생 순서가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연구 결과와 주장 또한 적지 않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출생 순서가 부모의 양육 태도와 아이들의 심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만으로 아이의 성격을 판단하고 단정지어서는 안 되지만,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지표 중 하나로 삼을 수는 있다.


에디터 윤경민  포토그래퍼 강봉형









첫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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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유일한 아이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던 맏이는 동생이 태어나면서 모든 게 자기중심이던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을 겪는다. ‘폐위당한 왕’으로 비유되는 맏이의 이런 상황은 첫째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힘과 권력을 중요시 여기도록 만든다. 또 어릴 때부터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는 부모의 기대감과 요구는 맏이를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하고 의젓하며 배려심이 깊은 아이로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이를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다. 또 남을 돕고 보살피려는 의무감이 너무 지나치면 지배욕으로 바뀌기도 한다. 


Advice   

맏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첫째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부여하거나,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태도를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부모의 기대와 관심 등은 첫째의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하니 첫째 또한 다른 동생들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바라봐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둘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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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첫째와 경쟁을 해야 하는 둘째는 전차 뒤를 쫓아가거나 자동차 경기를 하는 등 경쟁적인 꿈을 많이 꾼다고 한다. 첫째에게 자극을 받고 그를 추월하기 위해 노력하는 둘째는 항상 활기차고 다른 아이들보다 더 빨리 발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늘 자기보다 뛰어난 첫째를 보며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고, 빨리 첫째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조급함과 부담감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또 노력과 성실을 무기로 정정당당하게 첫째와 승부를 겨루는 동시에 교묘한 방법과 야비한 꾀로 맏이의 약점을 찾아내서 부모의 사랑을 얻으려 할 때도 있다. 그래서 가끔 욕심쟁이라거나 이기적인 아이로 낙인이 찍혀 미움을 받기도 한다.


Advice   

애초 둘째가 첫째를 적이나 라이벌로 의식하지 않도록 평등하고 협동적인 가족 분위기를 만든다면 아이가 괜한 경쟁으로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첫째를 편애하거나 둘째를 첫째와 비교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고, 둘째의 첫 걸음마, 첫 상장도 첫째 때처럼 특별하게 여기며 칭찬해주고 기뻐해주자.  







가운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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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와 막내 사이에 끼인 가운데 아이는 자연스럽게 집안의 3순위로 전락하기 쉽다. 첫째도 막내도 아닌, 특별한 위치적 의미가 없는 가운데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끌고 존재의 의미를 만들기 위해 가족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 채우려 노력한다. 덕분에 가운데 아이는 타인의 욕구 충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공동체감도 뛰어나고 사회성도 다른 아이들보다 높다. 또 중간에서 첫째와 막내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협력과 타협 능력도 월등하다. 


Advice   

중간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가운데 아이는 자주 다른 형제에게 양보를 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는 아이에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가운데 아이가 중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아이에게 늘 싸움을 말리는 역할을 맡겨서는 안 된다. 가운데 끼여 이야기할 기회를 잃을 수 있으므로, 가운데 아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막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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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른 자식들이 있고, 큰 아이들을 통해 육아를 경험한 부모들은 비교적 편안하게 막내를 바라보며 막내에게 큰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덕분에 막내는 대체로 애교가 많고, 유머와 재치가 독보이며, 자유분방하다. 그러나 언제나 부모와 손위 형제들의 도움을 받아온 막내는 주도적이고 주체적이기보다는 의존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동시에 막내는 철이 없고 산만하며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 과잉 보호나 애정은 조심해야 한다. 


Advice   

막내 또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다른 형제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나 손위 형제들이 도움을 주거나 허술하게 훈육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막내를 가족의 귀염둥이로 대하지 말고 독립된 아이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다른 형제들처럼 공평하게 집안일을 나누고,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책임감을 심어주자. 막내가 홀로 해낼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해냈을 때 칭찬해주면 아이의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이웃 동생과 어린 사촌, 강아지 등을 돌보거나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 도서 

최명선·송현정 <형제자매 갈등 대처하기> 

알프레드 아들러 <왜 신경증에 걸릴까>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 콘서트 #스페셜 3>

메리언 E. 보든 <똑같은 자식이라도 다른 사랑이 필요하다>

요헨 마이· 다니엘 레티히 <현실주의자의 심리학 산책>

미셸 보바 <양육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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