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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서 Mar 05. 2024

늘 거기 있는 사람들

Grow as we go_ Ben platt    



여기엔 없지만 늘 거기 있는 사람


벤 플랫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자기는 끝내고 싶지 않은 아주 특별한 파트너가 있었는데 결국엔 각자 서로의 길을 갈 필요가 있다는 걸 이해하고 헤어진 사람에 대한 노래라고 했습니다.


이런 속마음이 있는 걸 모르고 노래를 들었을 땐,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함께 잘해보자,라는 아름답기만 한 내용 같아서 웨딩송으로 써도 참 좋겠다 생각했는데 곡이 쓰인 배경을 알고 나서 다시 들으니 가사에서 마지막까지 헤어지기 싫은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어쩐지 애잔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설득당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길을 떠난, 그가 사랑했던 사람이 멋있어 보이는 건 또 무슨 심리일까요? 아마도 순수하게 사랑만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그리 많지 않고, 더는 사랑하지 않지만 다른 오만가지 이유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죠.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은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두 사람이 같은 마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관계가 있습니다. 아마 그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관계는 서로를 성장하게 해주는 관계일 것입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우리가 맺고 있는 대부분의 관계는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양보가 없으면 대립되거나 깨지기 쉽죠. 그래서 서로 상대방의 모자라는 부분을 묵묵히 채워주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란, 생각만으로도 '충만'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돌아보면 저도 관계에 대해 꽤 서툴고 흠이 많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걸 다 해주면서도 '기꺼이'는 아니라서 속상했고, 속상한 걸 티 내진 않았지만 홀로 섭섭했으니 의도의 순수성이 결여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엔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무조건 받아주고 무조건 양보하지 말고 내 마음에 솔직했다면 덜 후회되고 행복했을까요? 그런데 곰곰이 되짚어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늘 어렵죠.


온 세계가 인터넷으로 통합된 요즘엔 더 다양하게 확장된 관계들이 있죠. 대부분의 온라인 관계는 익명성이고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그래서 더욱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관계가 되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가장 깊고 선한 마음을 가장 자신 있는 형태로 보여주니까요. 저는 나름 정제된 이런 관계가 좋습니다.

물론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니 악영향을 끼친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적절하지 못했던 분별력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분별력만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성장해 가는 관계를 유지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 사각의 창 안에서 저를 만나고 있는,

여기엔 없지만 늘 거기 있는,

우리가 글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이나마 성장시키고 있다고 믿는 분들께 다정한 미소를 보냅니다.

Grow as we go.



가사 해석


You say there's so much you don't know

You need to go and find yourself

You say you'd rather be alone

'Cause you think you won't find it tied to someone else


당신은 말하죠, 세상엔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나야겠다고.

타인에게선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아무래도 혼자가 낫겠다고.


Ooh, who said it's true

That the growing only happens on your own?

They don't know me and you

I don't think you have to leave

If to change is what you need

You can change right next to me


오, 누군가 사람은 혼자 성장하는 거라고 했다면

그건 우리를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만약 당신이 원하는 게 어떤 변화라면

떠날 필요는 없어요.

당신은 내 곁에서도 바뀔 수 있으니까요.


When you're high, I'll take the lows

You can ebb and I can flow

And we'll take it slow

And grow as we go

Grow as we go


당신이 기분 좋을 땐 걱정거리는 내가 해결할게요.

당신이 약해지면 내가 힘이 될게요.

그렇게 우리 천천히 가요.

우리는 함께 살아가며 성장할 거예요.


You won't be the only one

I am unfinished, I've got so much left to learn

I don't know how this river runs

But I'd like the company through every twist and turn


당신 혼자만 그런 건 아니에요.

나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거나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굴곡 많은 삶이더라도 당신이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요.


Ooh, who said it's true

That the growing only happens on your own?

They don't know me and you

You don't ever have to leave

If to change is what you need

You can change right next to me


오, 누군가 사람은 혼자 성장하는 거라고 했다면

그건 우리를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만약 당신이 원하는 게 어떤 변화라면

떠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내 곁에서도 바뀔 수 있어요.


When you're high, I'll take the lows

You can ebb and I can flow

And we'll take it slow

And grow as we go

Grow as we go

Grow as we go

Grow as we go


당신이 기분 좋을 땐 걱정거리는 내가 해결할게요.

당신이 약해지면 내가 힘이 될게요.

우리, 그렇게 천천히 가요.

우리는 함께 성장할 거예요.


I don't know who we'll become

I can't promise it's not written in the stars

But I believe that when it's done

We're gonna see that it was better

That we grew up together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몰라요.

운명은 아니라고 장담할 수도 없어요.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우리가 함께여서 더 좋았다는 걸

알게 되리란 건 믿어요.


Tell me you don't wanna leave

'Cause if change is what you need

You can change right next to me

When you're high, I'll take the lows

You can ebb and I can flow

We'll take it slow

And grow as we go


당신도 떠나고 싶은 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만약 단지 달라지고 싶은 거라면

당신은 내 곁에서도 변화할 수 있어요.

당신이 기분 좋을 땐 걱정거리는 내가 해결할게요.

당신이 약해지면 내가 힘이 될게요.

우리, 그렇게 천천히 가요.

우리는 함께 성장할 거예요.


Grow as we go

Grow as we go

Grow as we go


우리 함께 살아가요.



Music Video _ Grow as we go _ Ben Platt & Sara Bareilles


원래는 밴 플랫의 데뷰 앨범인 sing to me instead 에 수록된 곡인데 저는, 나중에 '세라 버렐리스'와 함께 부른 게 더 좋아서 이 영상으로 올립니다. 어쩌다 보니 지난번 포스팅에 각각 올렸던 두 가수의 듀엣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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