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ing _ Tunnel Bluffs@Squamish BC
밴쿠버에서 위슬러 스키장으로 올라가는, 이름만큼 아름다운 길인 'sea to sky 하이웨이'로 가다 보면 '스콰미쉬'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그곳의 '터널 블렆스'라는 곳으로 주말 하이킹을 갔는데 일행이 모두 헌터를 데려가자고 해서 덕분에 헌터도 오랜만에 먼 곳으로 나들이를 했습니다. 왕복 4시간쯤 걸리는 코스인데 헌터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지친 기색도 없이 신이 나서 올라갔답니다.
아침산책 코스를 날마다 조금씩 바꾸긴 해도 이젠 주변의 다른 동네까지 길눈은 훤해진 헌터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던 중이라서 이번 산행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하이킹 코스에 외나무다리가 나올 줄은 몰랐지요. 그것도 두 개씩이나. 처음엔 무서운지 꼼짝도 안 하려고 해서 아이가 안았는데 무겁기도 했지만 발밑을 볼 수 없어서 꽤 불안했다네요. 아이는 헌터를 안고 뒤따라 오는 친구들은 기차 놀이하듯 아이를 잡아주며 건넜습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두 번째 다리, 헌터야, 이번엔 스스로 건너보자.
명색이 네다리 짐승인 녀석이 그리 좁지도 않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게 이리 환호를 받을 일입니까? ㅎ 하지만 헌터가 외나무 다리를 건너가는 모습을 보며 제 자신에게도 나직한 환호를 보냅니다. 삶이 불안하고 자신없을 때, 아닌척 폼 잡지 말고 보폭을 좁히고 시선은 가장 두려운 것에 집중하고 굽은 등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묵묵히 지나가자.
건너기 전에 얼마나 안절부절했으면 일행은 물론 낯선 이들의 환호와 박수까지 받으며 다리를 건너고 산길을 오른 헌터가 바라본 풍경은,
음... 외나무다리,
도전할만 했어.
풍경이 정말 끝내주잖아?
가끔 발코니에 나가 앉아 명상하듯 먼 풍경을 바라보고, 오로라를 만났을 때도 코를 벌름거리며 밤하늘에서 눈을 떼지 않던 헌터는 늘 풍경을 즐길 줄 아는 것 같아요. 차도 오래 타고 새로운 풍경과 냄새도 만나고 낯선 이들의 예쁨까지 받으며 하이킹을 해선지 집에 돌아와서는 거의 기절각, 낮술로 막걸리 한주전자 하신 어르신처럼 주무심. 평소엔 안 고는 코도 골았음. 얼레리꼴레리.:)
그리고..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ㅋ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가끔 잔디 운동장이나 흙바닥을 뒹굽니다. 물을 싫어해서 흙탕물에선 뒹굴지 않는 게 고마울 뿐입니다. 너무 행복해서 헤까닥한 표정...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