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스라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ySnap Mar 02. 2019

육지의 하롱베이, 땀꼭

2014. 베트남 땀꼭

베트남 여행 중에 만난 최애의 여행지, 땀꼭. 흔히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부른다. 내가 원했던 신선놀음을 할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땀꼭에 도착하면, 안전에 문제가 없을까란 의문을 품게 되는 작은 배가 대기 중이다. 무게 중심을 잡고 타면, 뱃사공이 뒤에서 손과 발로 노를 저으며 출발한다. 수로를 따라 좁고 낮은 다리 밑을 몇 번 지나면 눈 앞에는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2014. 베트남 땀꼭


하롱베이에서 난 그림 같은 풍경이라는 표현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해서였는지," 겨우 이 정도?"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땀꼭은 정말 아름다웠다. 천천히 움직이는 배 위에 앉아 주변을 여유롭게 바라봤다. 뜨거운 햇볕이 나를 괴롭혔지만 상관없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용서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며 배가 가는 흐름에 몸을 맡기니 그냥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배를 따라오면서 사진을 찍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나도 그 사람을 똑같이 찍어주고, 가격을 더 높게 불렀다. "My photo is $10". 주변에 있던 다른 배 위의 외국인들이 웃었다. 괜히 미안해지기도 했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탓에 괜히 기분 상했던 것 같다.


2014. 베트남 땀꼭


땀꼭 투어의 가장 큰 매력은 그냥 배에 앉아서 주변에 비슷한 풍광을 계속 봐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틈틈이 지나는 동굴과 한 번씩 그늘 밑에서 잠시 정박해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하롱베이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매력이었다. 계속 하롱베이와 비교하는 것을 보니 정말 실망을 하긴 했나 보다.


2014. 베트남 땀꼭


목적지까지 도달하면 다시 턴을 해서 왔던 길로 돌아온다. 뒤로 지나쳐갔던 풍경들이 이제 정면으로 다가오는데 그 모습이 또 새로웠다. 굳이 뒤를 돌아보면서 까지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괜히 뒤돌아봤자 땀 흘리며 노를 젓는 뱃사공과 눈만 마주칠 뿐이었다. 그렇게 다시 왔던 시간만큼 되돌아가면서 신선놀음을 한번 더 하고 나면 선착장에 다시 도착한다. 그리고 난 생각했다. 하노이 여행의 꽃은 하롱베이가 아닌 땀꼭이었다고. 


2014. 베트남 땀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