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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두어 Apr 02. 2017

친구의 셀프 책 출간 파티

가벼운 수다로 시작한 작당모의

 시작은 단순했다. 오랜만에 셋이 얼굴 보자고 모였다. 성수동에 새로 생긴 북카페를 가고 싶다고 해서 장소도 쉽게 결정했다. 음료 메뉴를 고르다 북카페 주인이 친절하게 좋은 와인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함께 와인을 하자고 초대했다. 밀린 얘기를 나누다가 친구가 몇 주후에 책을 낸다고 해서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럼, 책 출간 파티를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쿵짝이 잘 맞는 사람들답게 그다음부턴 일사천리다. 장소도 여기 '북카페 초록에서 하자!'. 그 자리에서 날짜도 결정했다.

 

 그렇게 여행작가, 코치, 직장인, 북카페 주인 4명이 가벼운 수다로 시작한 작당모의는 지난 주말 책출간파티로 이어졌다. 저녁 7시 30분. 성수동 북카페 초록은 조은정 여행작가의 '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책 출간 파티에 온 30여 명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셀프 트래블'이라는 주제답게 출간 파티준비도 '셀프'였다. 조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승무원 친구는 해외 비행 다니면서 틈틈이 구매한 예쁜 접시들을 잔뜩 가져왔다. 남동생은 카나페와 미니 햄버거를 직접 만들었다. 와인도 많이 사 왔다. 코치 친구는 온오프믹스 사전 홍보를 통해 일찌감치 책 출간 파티 소식을 알렸다. 당일에는 사회를 보면서 페이스북 라이브도 진행했다. 북카페팀은 일주일 전부터 신간을 알리는 책 전시와 책 출간 파티 광고를 했다. 당일에는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카페 테이블과 의자를 재배치하고, 구청에서 빌려온 미니 프로젝터도 설치했다. 카페 한쪽에서 입장료를 받고 책판매도 했다. 현장에서 책을 사신 분들에겐 조 작가가 정성스럽게 감사 인사를 적어 사인한 책을 선사했다.

 분위기는 아기자기했다. 작당 모의한 지인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며 파티를 시작한 조 작가 덕분에 쑥스럽긴 했지만, 좋아해 주는 주인공의 모습에 뿌듯했다. 여행 사진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떠난 미국 서부 여행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책을 찬찬히 살펴보면 얼마나 작가의 애정과 발품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 깨알 같은 정보로 가득한 책. 직접 촬영한 수많은 사진들. 작가가 경험한 잊지 못할 감동의 풍광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마음이 전해진다. LA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마주한 흑인 여성이 한복을 입은 그라피티에서 받은 감동, 샌프란시스코 국립공원의 높이 솟은 나무숲 사이를 걸으며 힐링하던 순간. 산세를 품에 안은 타호(Tahoe) 호수는 깊이가 최대 500미터나 되지만 너무 맑아 바닥이 훤히 보일듯하다. 하늘과 맞닿은 그 파아란 풍광을 아침에 일어나 호텔룸 탁 트인 창을 통해 바라보며 숨 막힐 것 같았다는 아름다운 경험. 책 출간 파티 내내 조 작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금 당장이라고 짐을 싸야 될 것 같다.


 조 작가의 팬답게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인지라 서로 인생 여행 이야기를 나누느라 파티가 끝나도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이 많지 않다. 그 장면들을 열심히 찍는 사람이 있어 유심히 봤더니, 조 작가의 직장 동료다. 일과 여행작가를 병행하기 쉽지 않은데, 직장동료들이 진심으로 도와주는 모습에 이 친구의 매력에 또 빠지게 됐다.


 마무리 정리도 셀프다. 늦게까지 남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 참석자들이 자리를 뜨고, 새로운 북카페 손님이 카페 한편에 자리 잡았다. 작당 모의했던 지인들도 카페 한편에 앉아 다시 와인잔을 손에 든다. 즐거웠던 출간 파티를 성공리에 완수하고 축배로 와인 한잔. "우리 다음 달엔 뭐할까?" 이런, 두 번째 작당모의로 수다가 이어진다. 다음 달을 기대하며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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