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강을 보며

by 송광용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미야모토 테루의 <반딧불강>은 다자이오사무상 수상작인 '흙탕물강',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반딧불강' 두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흙탕물강>의 배경은, 오사카 도지마강과 도사보리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하타테쿠라 다리 근처다. 두 강은 아지강으로 합류하여 오사카만으로 흘러간다. 주인공 노부오의 부모님은 다리 근처에서 우동집을 운영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리 아래로 배집이 하나 흘러오면서 시작된다. 배집에는 노부오와 동갑인 기이치와 그의 누나 긴코, 그리고 엄마가 살고 있다.

기이치의 엄마는 배집에서 몸을 파는 여인이다. 짧은 시기, 노부오가 기이치, 긴코와 친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이 소설의 내용이다.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기이치 가족을 보며 노부오가 느끼는 묘한 감정을 세밀하게 펼쳐놓는 소설을 읽고 나서 진한 여운을 느꼈었다.

오사카에 와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흙탕물강>의 배경인 도지마강과 도사보리강을 보는 일이었다. 여행 일정상 그 강들을 찾아갈 순 없었다. 오늘 <우메다의 공중 정원>이라는 전망대에서 오사카만으로 흘러가는 강줄기를 보며 아쉬움을 조금 달랠 수 있었다.


오사카는 강과 인공 운하가 많아, '물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다. 저녁에는 도톤보리에 있는 인공 운하에서 유람선을 탔다. <흙탕물강>, <반딧불강>과 더불어 미야모토 테루의 강 3부작으로 불리는 소설이 <도톤보리강>이다. 비록 도톤보리강은 아니지만, 도톤보리 인공 운하에서 유람선을 타며 흠모하는 미야모토 테루를 떠올린 건 만족스러운 일이었다.

해질 무렵, 다리 위에서 본 운하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연관 검색어처럼 떠올릴 이야기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여행을 끝나고 돌아가면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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