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석탑이야기>

내가 찾아다닌 우리나라 석탑들

by 제이미



그동안 몰랐었던 우리나라의 아름다움

가까울수록 무심해지는 것들이 있다. 늘 곁에 있으니 당연하게 여기고, 멀리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나는 오랜 기간 해외에서 살았다. 새로운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졌고,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나라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지내게 되었다.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책임감인지, 그동안 미뤄 두었던 관심이 다시 떠오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감정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나는 1년 동안 우리나라 전국 팔도를 다녀 보기로 결심했다. 여행의 목적은 처음부터 석탑이 아니었다. 가보지 못했던 지역의 밥을 먹고, 그 지역의 분위기를 느끼고,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한국을 새롭게 알아가고 싶었다. 단순하지만 오래 미뤄두었던, 한국과의 재회였다.


그러던 중 자연스럽게 석탑과 마주하게 되었다.

절터 한가운데 홀로 남아 있던 탑,

논길 끝에서 조용히 마을을 지키던 탑,

역사서 속에서만 보던 오래된 석탑들까지.

하나 둘 만나다 보니, 어느새 나는 석탑 앞에 오래 서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왜 석탑에 빠져들었는지 지금도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계도 없던 시대에 거대한 돌을 다듬어 올린 선조들에 대한 경외심 때문이었을까. 천 년이 넘도록 비바람을 견디며 그 자리를 지켜 온 돌의 흔적이 주는 묵직한 울림 때문이었을까.


이 글은 그렇게 시작된 석탑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이다. 앞부분에는 석탑의 유래와 구조, 시대별 특징을 간단히 정리했고, 뒤에서는 답사에서 만난 석탑들과 그 앞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담았다. 거창한 해설서나 학술서가 아니라, 한국의 석탑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본 한 사람의 여행기에 가깝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우리나라의 오래된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