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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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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재 Oct 05. 2023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얼마나 있나?

욕심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 그것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하지만 항상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 결과를 보기 전에 이미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스스로 “욕심이 크다”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말이고, 당연히 잘 되리라 믿고 있다가 실패를 맛보게 되었다면 “욕심에 눈이 멀어 그 상황을 가볍게 봤거나 자신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말과 같다.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돈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늘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도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고 또 손해라도 입을까 <조금만 더>에 중독되어 전전긍긍하며 내 마음을 갉아먹고 아프게 한다. 적당한 선에서 끊고 물러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욕심의 부추김에는 무자비하게 힘이 커진 SNS도 크게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먹는 것, 입는 것, 직장, 집, 여행, 돈, 자동차 등등 서로 간의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고 보여주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그냥 재미로 보거나 필요한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만 대하지 못하고, “우리의 처지”와 비교를 하면서 불안해하고 슬퍼한다. 사실 그들이 내 세우는 건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그게 전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우리 마음이 그렇다. 이렇게 우리는 누군가와 또 어제의 나와 비교를 하고 좋지 않은 기분을 느낀다. 물론 나쁜 욕심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욕심도 있다. 실패 후 크게 실망하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욕심이 선을 넘어도 좋을 것 같고, 더구나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사람의 마음이 하는 일이고 또 성공과 실패 사이 어디쯤엔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운[運]이란 놈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선을 넘는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일 수가 없다. 또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내가 선을 넘는 욕심을 부렸구나!>하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성공보다는 실패에 더 가까운 일이기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의 크기가 실패했을 때의 슬픔의 크기보다 훨씬 크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나에게도 그런 욕심을 부려볼 만했던 때가 있었다.


잘 생각해 보자. 

무슨 일이든 성공으로 가는 길 가운데 <운>이란 게 없을 수 있는지. 물론 능력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왠지 부족해 보인다. 때, 기회, 사람이라는 변수로 성공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실패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운>이라고 부르지 않을 정도로, 모든 세상사와 미래의 일들을 분석하고 예측해 내지는 못한다. 


나쁜 욕심이 있어서 좋은 욕심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나쁜 욕심이 많은 나쁜 사람들과 나쁜 정치인들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들이 있다면 좀 덜 피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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