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길을 걸으면서 언제나처럼 눈에 들어온 거리의 모습들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방에 제멋대로 세워져 있는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가 눈에 들어온다. 안 그래도 좁은 보행로에 흩어진 모양으로 주차된 그 장애물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여러모로 귀찮고 피곤하게 한다. 마주 오는 사람과 어디쯤에서 교차할 건지 예상을 해서 미리 걷는 속도를 조절해야 되거나, 게임을 하듯 지그재그로 빠져나가야 되는 불편함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무질서한 거리의 모습이 눈에 거슬린다. 깨끗한 거리를 만들겠다고 쓰레기통까지 모두 치웠는데, 어느 순간 그 쓰레기통보다 훨씬 더 크고 더 많은 물건들이 길을 어지럽게 점령하고 있는 꼴이다.
그나마 움직이지 않고 세워져 있는 그 물건들은 차라리 양반이다. 옆으로 쌩~하고 지나가는 킥보드는 아찔하기까지 하다. 더구나 두 명씩 탄 킥보드가 곡예를 하듯 스치고 지나갈 때면, 정말 사고가 나든지 아니면 봉변을 당하든지 하여간 큰일이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 거라면, 웽웽 돌아가는 경광등을 켜도록 했으면 좋겠다. 미리 대비라도 할 수 있도록.
환경 보호를 위해서, 교통 체증을 줄이기 위해서 등 여러 목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어떤 긍정적인 기능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물론 이 <안전>이란 것은 이용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당연히 중요하다.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또 보행자가 불편하지 않기 위해,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의 이용 방법을 제한하든지 무슨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
운영하는 업체들의 규모에 따라서 운영의 제한이 미치는 영향은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많은 투자를 해서 막 시작한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이런 운영상의 제한은 분명히 좋지 않은 일이겠지만,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또 통행하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된다면 오히려 사업 환경이 훨씬 좋아지지는 않을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한 번의 사고가 미치는 영향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은 갑작스럽게 지나가는 킥보드와 직접 부딪히지 않더라도 넘어질 수 있고 또 길에 주차된 그 물건들을 피해서 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들을 좀 생각해서, 정책을 만들고 운영을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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