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선 Dec 12. 2018

리지블루스 1년 차 완판 독립출판물

수원 매탄동에 위치한 인터뷰 서점 리지블루스의 서가는 80%가 일반 단행본으로, 20%가 독립출판물(개인이 인쇄해서 만든 책. 대체로 ISBN이나 출판사가 없음) 또는 소규모 출판사의 도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반 단행본은 도매상을 통해 1권씩 입고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독립 출판물은 개인이 배송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5권 단위로 책을 받습니다. 

리지블루스처럼 작은 서점에서 한 종류의 책이 5권 모두 판매되는, 완판을 달성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요. 리지블루스의 1년 차 기간(2017.12-2018.11) 동안 완판 기록을 달성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인생이 거지 같은 사건들로 채워진 이유 / 남연오 

독립출판물에서는 보기 드문 소설 장르입니다. 우울증을 앓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남연오 작가님은 이 책과 관련해 '거지 같은 인생'이라는 타이틀의 북 토크를 리지블루스에서 두 번이나 진행한, 인연이 깊은 작가입니다. 곧 정식 출간될 거라고 하네요^^


미안하지만 내일이 오는 게 지겹습니다 / 남연오 (판매중

마찬가지로 남연오 작가가 만든 책입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작가의 경험을 그림일기로 표현했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라면 깊은 공감을, 우울증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면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입니다. 300페이지가 넘는데 1만 원이라는 착한 가격도 장점입니다. (책 구매하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 김현경 외 / 웜그레이앤블루

이미지 출처 : 텀블벅 

제가 리지블루스를 오픈하면서 유일하게 입고했던 독립출판물입니다. 책방 오픈 준비를 하면서 다른 책방을 많이 둘러보았는데, 우울증에 대한 독립출판물이 있다는 게 신선했어요.(지금은 정말 많이 나오지만요) 우울증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에 맞게 편집한 수기집입니다. 현재도 다른 책방에서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맛의 기억 / 조우 

엄마와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레시피와 함께 풀어낸 요리 에세이입니다. 색연필로 그려진 음식 그림이 담겨 있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는 누구나 한 번쯤 먹어봤을 만한 소박한 가정 음식입니다. 두부조림, 볶음밥, 사라다, 고등어조림... 보다 보면 제가 가진 맛에 대한 기억이 환기됩니다. 


퇴사중독 / 김도연 (판매중)  

무려 9번이나 퇴사해 본 작가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담은 에세이입니다. 김도연 작가님도 저희 책방에서 북토크를 하셔서 직접 만나 뵈었는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많이(현재는 11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으시다네요^^) 입사할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퇴사에 대한 책일 수도 있지만, 일에 대한 진지한 마음에 대한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일을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가격은 8천 원입니다. (책 구매하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이미지 출처 : 텀블벅 

독립출판물계의 메가스타! 작가님이 제목 학원을 다니셨나 궁금할 정도로 찰떡같은 제목을 자랑하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 리지블루스에 입고되었다가 쏜살같이 팔려나갔습니다. 현재는 정식 출간되어 정말 잘 팔리고 있죠. 몇몇 손님들이 표지는 독립출판물일 때가 더 나았다~고 하시는 얘기도 들었던 것 같네요. 


F/25 폐쇄병동으로의 휴가 / 김현경 / 웜그레이앤블루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김현경 작가가 폐쇄 병동에 입원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가방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와 신선한 소재로 사랑받은 책입니다. 


딸의 정석/이정석

<올해의 표지상>이 있다면 이 책에 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기발한 표지와 제목입니다. 작가님 이름이 실제로 '정석'이기도 하니, 완벽한 3중주라고 할까요. 플리마켓에 가지고 나가면 많은 분들이 '우와~!' 하면서 관심 가지던 인기쟁이 책이었습니다. 책 내용은 엄마와의 에피소드를 담은 만화예요. 


오늘도 자살을 생각한 너에게 / 고요

충격적인 제목만큼이나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었습니다. 작가님도 깊은 우울증을 앓고 있던 분인데, 외국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해 친구를 잃고 본인도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와있는데, 읽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느낌이었어요. 정식 출간 계약을 하셔서 재입고를 못했습니다. 


내가 살고 싶어 한다고 믿어야 해/우인영 

남연오 작가의 <인생이 거지 같은 사건들로 채워진 이유>처럼 우울증을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 감각적인 제목과 상어(?)로 추정되는 동물이 그려진 표지가 예쁜 책이었어요. 


엄마의 민화 / 이수경

프로 민화가(만화가 아니고 민화가!) 엄마의 작품을 모아 딸이 만든 민화도록 겸 에세이입니다. 풀컬러로 인쇄된 민화가 참 아름다웠어요. 이 책도 <딸의 정석> 못지않게 플리마켓에서 사랑받은 책입니다. 



이상으로 지난 1년간 리지블루스에서 완판된 독립출판물 11종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심리상담서점이라는 컨셉과 제 우울증의 영향이 있어서인지, 11종 중에 7종이 우울증이나 정신과와 관련된 책이네요. 제가 적극적으로 입고하기도 했고, 손님들의 선택도 많이 받았습니다. 


리지블루스에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독립출판물을 입고해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 배송도 가능한데, 책 소개는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만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서점을 엽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