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실사판 '스카이캐슬' 입시비리 스캔들
한국의 대학 입시의 어두운 민낯을 세상에 알린 '스카이 캐슬'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도 않은 지금 이곳 미국에서는 드라마보다도 더 경악할만한 초대형 대학입시 스캔들이 발각되어 연일 화제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기업의 CEO, 부동산 재벌, 변호사 등 최고 부유층 인사들이 자녀들을 일류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수십만 불의 거금을 들여 부정행위를 한 것이다. 미국판 김주영으로 알려진 '릭 싱어' 범행 수법이 워낙 대범하고 그 대가로 받은 수수료가 상상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대학 입시 시험을 대리로 치르고 그 행각이 발각되지 않도록 시험감독관을 매수한 건 기본이고 그 조차도 실력이 안 되는 학생은 스포츠 팀에 특별 전형으로 입학시키기 위해 가짜 프로필을 만들고 심지어 다른 운동선수의 몸에 얼굴만 포토샵으로 붙이는 엽기 행각을 저질렀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사람들도 이 사태가 그리 놀랍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부유층들의 자녀들이 부를 이용해 각종 특혜를 받는다는 사실은 모두가 짐작할 만한 내용이다. 특히 사립 대학교의 경우 기부금을 내면 자녀 입학에 해택을 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의 전 대통령 중 한 명도 이런 식으로 예일대학에 입학했다)
미국이라 하면 한국에 비해 자녀 교육하기 좋고 노력한 만큼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라는 생각들을 하겠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그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직감이지만 미국이 한국보다 더 하면 더 하지 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최상류 층과 대부분의 사람들의 격차의 너무 크고 견고해서 비교적 잡음 없이 살아가는 거 일지도 모른다.
흔히 온라인에서 미국을 빗대어 '천조국' 반대로 한국을 '헬조선'이라 부르고는 하는데 미국에 대해 너무 큰 환상을 갖지는 않았으면 한다. 원래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어딜 가나 있는 놈이 더 하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이런 건 모르는 게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