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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Nov 09. 2020

내 삶의 스위치 : 부캐와 본캐

0.prologue -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렌드가 된 '부캐'

[부천생활문화기획프로젝트 by MJ특파원]

내 삶의 스위치 : 부캐와 본캐 

첫 번째 시리즈. 상인들의 두 얼굴


0. prologue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 -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렌드가 된 '부캐'


올해 여름부터 부천문화재단에서 지역생활문화를 주제로 한 문화기획 활동가들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모든 문화를 광범위하게 의미하는 '생활문화'와 '지역’, 이 주제를 가지고 어떤 문화기획을 해야 할지 고민이 길었다.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지금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재미있는 트렌드 '부캐' 이야기를 공유해보는 것이 어떨까? 에서 시작했다. 그러면 누구의 이야기를 들을까 고민해보니, 지역의 터줏대감 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부캐를 찾아다녀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내 삶의 스위치 : 부캐와 본캐>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첫 번째 시리즈로, 부천 오정지역의 전통 상인분들의 부캐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는 [상인들의 두 얼굴]이 앞으로 여기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그 후, 상인분들의 부캐 인터뷰를 보고 다양한 직종의 시민으로 범위를 넓혀 사람들의 다양한 부캐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한다. 


오늘은 인터뷰를 읽어보기 전에 프롤로그로 왜 부캐라는 것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즉 내가 왜 선택했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나 자신을 소개해야 할 때에, 명함을 주고받으며 보통 우리는 이름, 나이 그리고 직업 정도로 내 소개를 끝낸다. 하지만 나를 그것들 만으로 정의하기엔 우리는 너무 다면적인 사람들이다. 더군다나 MZ세대에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거의 사라졌고, N잡 시대가 왔다. 더 이상 나를 나의 직업만으로는 표현하는 데 한계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등 각종 SNS를 통해 끊임없이 '나'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부캐'이다.

'부캐'?
평소의 나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표현한 나의 캐릭터

왼.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 / 오. 김신영의 부캐 '둘째이모김다비'

부캐의 열풍은 MBC 놀면 뭐하니? 프로그램의 유재석을 시작으로 2020년 방송가를 넘어 우리에게까지 익숙해졌다.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 빠른 45년생 친근한 이모님이 된 김신영의 부캐 '둘째 이모 김다비' 그 외에도 카피추, 마미손, 펭수, 린다 G... 다양한 부캐들이 연예계를 휩쓸고 있다.


하지만 연예계에만 국한된 유행이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부캐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부캐라고 명명하지 않았을 뿐이지 생각해보면 대학 동기들, 동네 친구들... 또한 옆집 아저씨도 부캐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고, 오늘 출근길에 탄 버스 기사님도 겉으로만 봐서는 모르는 그분만의 부캐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부캐일까?

멀티 페르소나라고도 표현하는 부캐는 개인의 확장이다. 나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둘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된다. 부캐로서 활동하고 있는 그 분야가, 내 전문 분야가 아니어도 좋고 잘하지 않아도 좋다. 부캐를 나의 또 다른 직업으로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부캐란 직업보다는 취미의 영역이다. 굳이 잘할 필요 없는 것이다. 단지 내가 즐기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물론 부캐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여 직업으로 발전될 수도 있겠지만, 단지 나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만으로 의미 있고 재미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캐를 통해 스스로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 구독자수가 10명도 안되더라도 유튜버가 된 것을 즐기는 친구, 운동한 지 한 달 만에 바디 프로필에 도전한 친구 등 많이들 부캐를 부담 없이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 주변 사람들의 부캐 이야기를 혼자만 알고 있으면 아쉽지 않나 싶다. 이번 <내 삶의 스위치 : 부캐와 본캐> 프로젝트를 통해 겉모습이나 직업만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깨부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된다. 아니면, 편견 타파! 이런 큰 목표가 아니더라도 나와는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소소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의 부캐에 대해서도 공유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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