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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하트원》 중구 을지로 167

예술공간 이야기

오늘 소개드릴 공간은 을지로에 위치한 하트원(H-ART1)입니다. 을지로는 예전 서울의 모습이 투영된, 도시 생활의 복잡함이 남아있는 곳이죠.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지역인데, 이곳엔 숨겨지진 않았지만 뭔가 애써 찾아야 잘 보이는 갤러리나 예술 공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알고 보면 정말 별천지이지만 표면적으로만 보면 여느 곳과의 차별성을 크게 느끼진 못하실 거예요. 몇 번 이 지역 갤러리를 소개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실험적인 공간들이 많고 전시 기간이 짧은 데다 찾아가는 수고로움도 좀 있어서 글을 쓰기가 애매하더라고요. 하트원은 대로변에 위치한 데다 찾아가기도 쉽고 전시도 안정적이라, 이 지역을 돌아볼 때 랜드마크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하트원 외관©네버레스홀리다

하트원(HART1)은 하나은행에서 차별화된 아트 뱅킹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22년 11월에 개관한 개방형 수장고이자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중복 점포로 폐쇄했던 을지로기업센터 지점을 리모델링해서 선보인 곳으로, '미술을 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전시와 차별화된 아트 뱅킹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젊고 유능한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만든 공간으로, 매년 작가군을 선정하여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지원, 후원해오고 있다고 해요. 저도 개관 이후 여기서 열리는 전시와 활동들에 주목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가본 건 얼마 전인데, 직접 가보니 건물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더라고요.

층별  안내가 적힌 엘리베이터 및 3,4 층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전시 포스터 ©네버레스홀리다

총 4층으로 구성된 하트원 1층엔 간단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ATM기와 카페가 있고, 2층에는 하나은행이 보유한 소장품(3,000여 점, 2022년 기준)으로 매 분기 주기적으로 작품이 교체되는 개방형 수장고 전시실이 있습니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품 매입·매각 관련 투자 자문 및 소장 작품 평가·보관 등의 아트 어드바이저리(Art Advisory) 서비스를 제공하는 3층과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인 4층에선 다양한 전시 및 문화 활동이 벌어지고요. 5층 루프탑 공간에는 피자와 파스타를 즐길 수 있는 미드나잇 트윈즈가 있습니다.    


예술적 사색의 공간으로 명명된 2층은, 하나은행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을 보여주는 개방형 수장고이면서 기획전이 펼쳐지는 전시장입니다. 일반 벽체가 아닌 매쉬망 파티션이 작품을 지탱하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좀 캐주얼해 보이죠. 현재《 Three in one 》전시가 진행 중인데, 공간과 작품 수가 크거나 넓지 않음에도 '신 소장품 전', '어느 한 조각' , '백남준 음악의 전시' 세 파트를 나눠 구성했더라고요. PART 1 신 소장품 전은 2022년과 2023년에 소장한 작품 중 12인의 작품을, PART 2 어느 한 조각에선 시대와 재료가 각기 다른 12인의 조각품을, PART 3 백남준은 그의 전시 현장을 기록한 판화 19점을 선보입니다. 젊은 작가부터 중견, 원로 작가들로, 저한텐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 그중  KBS 《노머니 노아트 No Money No Art 》에 출연했던 두 작가의 작품이 있어 반갑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 프로그램 재밌게 봤는데, 빨리 끝나서 아쉬웠어요.

2층 전시 출품작 일부 사진 : 네버레스홀리다

이 전시장엔 큐레이터가 상주하고 있는데,  이분 참 친절하세요. 제가 전시장에 들어설 때 이미 다른 분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계셨는데, 그분들이 가신 후 제게 다가와 말을 거시더라고요. 부담스럽지 않게 전시 구성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 물어보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보통 같으면 그냥 제 볼 대로 봤겠지만, 그날은 그분 안내대로 PART1부터 3까지 순서대로 봤습니다. 보고 난 후에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전시 보는 데 어려운 건 없었냐", "설명이 더 필요하면 해드리겠다" 등 끝까지 친절히 응대해 주셨어요. 원래 뭐 볼 때 누가 옆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정해진 일정도 있어 그냥 나오긴 했지만, 그날의 친절은 자신이 기획한 전시를 보러 와준 관람객에 대한 최대한의 호의라고 여겨져 좋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제가 이 공간을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같은 분이 쭉 상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가셨을 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면 아마도 이분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그분에게 전시 소개를 부탁드려 봐도 좋을 것 같아요.

3,4 층 전시 출품작 일부 사진 :네버레스홀리다

3층과 4층에선 현재  스타트아트 코리아에서 주관한 작가 7인의 전시《 THE PRISM 》이 진행 중입니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스타트 아트페어에 작품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블루칩 아티스트들로, 이 기회에 어떤 스타일의 작업을 하는 작가들인지 현장에서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죠. 별도의 전시 설명은 없지만 전반적인 작가 설명 캡션이 붙어있고, 작품 가격이 적힌 작품 리스트로 제공되니 자유롭게 보기 좋습니다. 전시는 사전 예약이나 관람료 없어 올해 29일까지 볼 수 있으니 근처에 갈 일 있을 때, 혹은 을지로를 유람하다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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