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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N페르소나

행복

by 김반장

행복한 사람은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의 삶은 단순하고 소박하고 편안하다
성장, 성공, 성취 없이도
잘 자고 잘 먹고 조용히 미소 짓는다
살아가는 데 많은 말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알고
필요치 않은 말을 굳이 행하지 않는다

밤의 고요에서
등짐을 벗고 저린 종아리를 펴
달과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칠흑의 밤에 정수리가 젖도록
까맣게 잠길 수 있는 사람
출렁이는 물결에 맞서지 않고
드러누워 몸을 간질이는 물풀에
자신을 빌려줄 줄 아는 사람

일상 속 불행의 파편들에 압도되지 않고
피할 수 없는 것에 눈을 부릅뜨기도 하는 사람
황지우 시인이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으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듯, (신형철, 인생의 역사)
대단한 신념 말고, 무거운 책임 말고,
옥죄는 선도 없이, 오열하지 않고,
안개꽃 속에 숨긴 단순한 전언을
목놓아 부르짖을 수 있는 사람

진실할 줄 아는 사람
그것이 행복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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