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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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있든 그 순간에는 내 앞의 존재와 깊이 교감하려 한다.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최선의 말을 고르고 추임새 하나도 높낮이를 바꾸되 과하지 않으려 애쓴다.
웃음은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되 흐름을 끊어서는 안 되고,
진심은 진중하되 딱딱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옳은 말도 옳지 못할 때가 있는데,
한 문장이면 충분한 '선'을 말할 때 특히 그렇다.
말 한마디로 잘못하다간 일순간 타인이 평생 일궈온 최선의 현재에 돌을 던지는 꼴이 되기도 한다.
옳은 말 한마디를 하기 전에는
백 번의 선업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몸의 감각으로 지은 그물망이 움켜쥔 삶으로만,
몸으로 밀고 간 경험으로만 겨우, 말해야 한다.
그것마저도 오로지 내게 한정된 경험에서 최선의 답일 뿐 그의 답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예견된 오답이라는 진실을 패배감 없이, 수치심 없이 받아들이며 겨우, 말해야 한다.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은
텅 빈 가능성의 우주에서 몰아치는 바다처럼 혼란스럽다.
하지만 더 지혜로운 답을 구하고자 약동하는 지금 이 순간의 무수한 오답을 사랑하면, 사람이 그리 밉지 않다.
부족하고 불편하고 때론 견디기 힘들게 고통스러워 이 갈증이 영원할 것만 같기도 하고, 생로병사의 운명에서 더 나은 삶이란 없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요즘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거대한 파도 위에서 일렁이는 뗏목 같은 오늘 하루에
너와 함께 찾는 작은 기쁨들.
먹고 웃고 보살피는 순간의 조각들.
타인과의 삶은 내 일생의 과제인데, 쉬이 차가워지거나 너무 뜨거워지지 않고 오래 따뜻할 수 있는 건 너에게 배운 사랑의 형식 덕분인 것 같다.
* 책 한줄평
- 더 사랑하는,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하여
- 냉소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타인과의 적정한 거리
- 그 진정한 공감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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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정한공감 > #이민호강사 @minhohoho
p43 국밥집의 국밥이 맛있는 이유는
손님이 각자 간을 하도록 식탁에 조미료를 놓아두는 단순한 배려 때문이다.
그 누구도 나만큼 내 마음을 알 수 없기에,
각자 입맛에 맞게 새우젓을 넣는 게 최고다.
적정한 공감이란 내가 다 맞춰주는 게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그가 내어주는 공간까지만 다가가고 기다려주고 인정해주는
관계의 거리를 말한다.
혼자면 외롭고, 함께면 괴롭다는 세상에서
너무 멀어져 차갑거나
너무 가까워 뜨겁지 않은
그 살 만한 영역을 찾아내는 힘, 적정한 공감이다.
p109 틈을 막지 않아야 빛이 들어온다.
틈을 열어만 둔다면,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 삶에 들어와 빛을 비춘다.
p145 당연하지 않다.
매일 오가던 그 거리도,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그때의 나도.
알고 보면 다 그때라서, 그때의 우리였기에 가능했다.
p186 오은영 선생님께서 오늘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해도,
내일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니
결국 스스로 현명한 부모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 가정이라는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p22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은, 사람을 [존]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중학생의 답)
p27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로운 말을 하지 않고, 상대를 지혜롭게 한다." (책 속의 문장, 스님께 얻은 깨달음)
p38 "앞으로 1년 동안 임산부처럼 살아보세요." (자신을 보살피는 방법)
p44-50 (관종들을 위한 꿀팁) *진짜 꿀팁! 꼭 읽어보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