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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개의 공론장 Nov 14. 2019

맨얼굴로 대면하기

2019 N개의 공론장⑫ 「2019년 여성의 사회적응기」 들어가기


코르셋은 속옷입니다. 보호를 넘어 보정을 위한 속옷이지요. 코르셋으로 강조한 곡선은 ‘겉’으로까지 드러납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많은 여성은 외부에 보이기 위한 ‘자기 보정’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당연히 ‘겉’으로 두드러집니다. 코르셋을 벗기로 한 두드러진 여성들, 그들의 사회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여성성을 잠깐 벗고, 이날 우리는 창업자, 취업자, 노동자로서 사회생활에 대한 여러 유익하고 무익한 경험담을 나누려고 합니다. 다채로운 개인의 요구와 목소리를, 이날만큼은 하나로 수렴하지 않기로 해요.




인터뷰이: 이기님 

인터뷰어: 김미래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인터뷰 일시:  2019.11.08 대면 인터뷰 



Q. 공론장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소박하게 변화하는 여성으로 살고 있는 이기라고 합니다. 페미니즘이 대두되면서 저와 제 주변 사람들 모두 여성성이란 관념에 대해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사회는 변화하는 인식의 속도를 여전히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요. 굼뜬 사회와 나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 혼자 곰곰히 생각도 해보고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어봤는데, 고민은 역시 비단 저뿐만의 것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변화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장을 만들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 어우러져가면서 가치관도 지키고 사회생활도 할 수 있는지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각자 처해진 환경, 각자 겪는 고민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합의점이 찾아지리라 기대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병원이라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일해왔지만, 비교적 캐주얼한 편이었던 부서에서 개인의 외적인 모습을 통제하거나 한정짓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부서이동을 자원해서 면접장에 들어설 기회가 생겼는데, 가장 처음 들은 질문이 짧은 머리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생소한 대화의 시작에 맞닥뜨리고 나서, 많이들 힘들어하고 있겠구나 눈치채게 되었죠.


Q. 공론장을 열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 것 같으세요?


A. 이번 공론장에는, 주제의식에 공감하는 여성분들이 많이들 신청해주셨습니다. 반나절 만에 인원 120명이 금세 찰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기쁜 한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간 이런 기회가 흔치 않아 이런 이야기에 많은 여성들이 목 말라 있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었죠. 참여를 원하는 분들이 더 많음에도 모두 모시지 못한것도 안타까웠습니다. 공론장에 모인 여성들은 이상적인 합의점을 찾아가는 대화를 나눌 것 같습니다. 


공론장에는 강연프로그램도 다수 넣었는데요. 제가 대학시절부터 강연을 좋아해 기획도 종종해왔습니다. 강연은 듣는 것 만으로도 강연자의 인생을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기에 무척 좋아합니다. 이번 공론자의 연사분들이 페미니즘 신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셨던 분들이다 보니, 전달력은 물론 콘텐츠 내용에 신뢰와 큰 기대가 갑니다. 2부 때는 직군과 관심사에 따라 앉는 자리를 그루핑해두었습니다. 관심사로 묶인 만큼, 모의 프로젝트를 기획해볼 수도 있겠죠.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우리들의 프로젝트를 가상/기획하는 흥미로운 자리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위한 작은 습관을 나누는 발표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Q. 공론장에서 이루고 싶은 것, 공론장을 벗어나 만들고 싶은 청사진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A. 공론장은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열고 싶습니다. ‘major B’라는 이름을 걸고 사람들을 좀 더 모집해서, 강연회나 이야기 장 같은 프로젝트를 많이 만들어나가려고 해요. 여성과 사회생활이라는 비교적 보편적인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나서는, 직군/직업에 집중한 이야기를 심화/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또 취미, 운동, 여행과 같은 여가생활, 공동체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습니다. 큰 여성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제 목표입니다.


공론장을 준비하면서 절감한 것은 탈코르셋이 사회적 소외를 가져온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사실입니다. 사회가 기대하는 여성관을 깨뜨린 여성들은 누구보다 잘 흡수되어 제몫을 다하며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편견을 가진 분들이 있었다면 이 공론장을 통해서 조금 깨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사회의 편견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용기를 내는 기회가 되실 수도 있겠지요. 3밀리미터로 투블럭을 하고 지나가도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많은 걸 보면 생각보다 사회의 편견이 얄팍하다는 생각도 하거든요.


제 주변에는 비혼 페미니즘 친구들이 몇몇 있기 때문에, 탈코르셋 활동을 하는 데 큰 기운을 받습니다. 이런 에너지를 좀 더 나누고 연대하고 확장하고 싶습니다. 결국 저는 여성에게 꿈을 찾아주고 싶고, 저 역시 온전한 꿈을 붙잡고 싶습니다. 


현대인의 직업은 죽을 때까지 5개에 이른다는데, 지금 것이 아닌 본인의 업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을, 각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선후배끼리 나누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일 겁니다. 모인 이들 중에는 특이한 이력/경력을 지닌 근사한 여성들도 많겠지요. 종적/횡적으로 여성의 연대를 도모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것이 저의 커다란 목표입니다.


(사전인터뷰 끝) 



[2019 N개의공론장⑫] 짧은 머리와 맨얼굴 2019 여성의 사회적응기 


일시 : 11/16(토) 11~14시

장소 : 청년허브 다목적홀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1층)

참가신청 : 모집마감 


*이 공론장은 '이기' 님이 만들고 청년허브가 협력합니다.

자세한 내용 보기 https://youthhub.kr/hub/36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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