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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개의 공론장 Nov 03. 2020

청소년 기본소득 OK?!

2020 N개의 공론장 ⑬ 「청소년도 기본소득 OK?!」사전 인터뷰

일시: 2020년 10월 30일

인터뷰이: 이해수·박누리 (청년모임 Too)

인터뷰어: 김홍구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기본소득은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 개개인에게 생활에 충분한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를 말합니다. 그간 낯설게 여겨져 왔으나,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널리 오르내리면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이 되었죠. 누구에게나 돈을 주자는 단순한 주장으로 들리지만, 한 번쯤 상상해보자니 생각보다 많은 고민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만일,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만일,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사회는 어떤 변화를 마주하게 될까…?


충북 옥천에서 이러한 상상을 실험에 옮긴 이들이 있습니다. ‘청년모임 Too’와 안내중학교 전교생 18명입니다. 11월 10일 열릴 공론장 「청소년도 기본소득 OK?!」에서는 이들이 함께 진행한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기본소득’ 정책의 필요성과 정책화를 위한 구체적 제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기대가 되는데요. 그에 앞서, 두 명의 기획자에게 왜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는지, 어떤 자리를 그리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Q. 어떤 일을 하시나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해수: 마을에서 사부작사부작 마음이 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옥천신문》이 멘토가 되어줘서 다양한 지역 이야기를 배우고 있고, 때로는 시민 기자로서 글을 작성합니다. 그리고 ‘청년모임 Too’에서 나와 다른 무언가를 향한 연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박누리: 옥천에 있는 사회적기업 ‘고래실’에서 《월간 옥이네》라는 지역 잡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모임 Too’에서 구성원들과 지역에 필요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Q. 『N개의 공론장』에는 어떻게 참여하셨나요?


이해수: 청년모임 Too는 ‘착한마을카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만들어진 커뮤니티입니다. 갈 곳이 많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여 공간을 확보해주자는 취지로 진행된 프로젝트인데요. 저희는 탈학교 청소년, 기본소득 등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펀딩을 해서 진행해볼까, 비용을 십시일반 마련해볼까, 고민하던 찰나에 《옥천신문》 황민호 기자님이 “『N개의 공론장』이라는 게 있는데 우리 지역에서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볼래?” 하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이트에 들어가본 뒤 바로 문의를 넣었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도 기본소득 OK?!」공론장 진행을 위해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한 안내중학교


Q. 준비 중인 공론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나요?


이해수: 「청소년도 기본소득 OK?!」라는 제목으로 공론장을 이어가려 합니다. 공론장에서는 ‘청소년 기본소득’ 정책의 필요성, 정책화를 위한 구체적 제안 등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안내중학교 전교생 18명과 함께 진행한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의 내용,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청소년들과 가졌던 작은 공론장 사례 등을 모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고 논의하는 좀 더 큰 규모의 공론장을 개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기본소득’ 논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누리: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인식이 꽤 많이 확산된 이 시기에 직접 지역 안에서 기본소득 논의의 물꼬를 터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옥천 같은 지역에선 아직 실질적인 여론화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와 별개로 옥천은 충북 도내에서 최초로 전군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실시했는데, 이 부분은 지역 정계나 행정 차원에서도 기본소득 이야기를 펼치기에 좋은 흐름이지 않나 싶습니다. 지역은 정말 가난합니다. 월 소득이 100만 원이 되지 않는 가구가 40%대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모든 경제·문화·인적 자원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탓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먼저 도입돼야 할 곳은 지역, 그중에서도 옥천과 같은 농촌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논의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Q. ‘청소년 기본소득’은 어떤 배경을 가진 의제인지 궁금합니다.


박누리: 가구가 가난하면 당연히 그 가구의 구성원도 가난하겠죠. 옥천의 청소년이 얼마나 빈곤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별도로 조사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택배 알바나 휴게소 알바를 하는 청소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노동 착취 사례도 빈번하고요. 꿈과 희망을 키울 나이에 가난하다는 이유로(알바를 하는 모든 청소년이 가난한 건 아니지만)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라기엔 너무 가혹합니다. 단순히 육체적 스트레스의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닐 테니까요. 청소년 기본소득이 알바를 해야 먹고살 수 있는 청소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약간이라도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특히 탈학교 청소년의 경우, 이런 식으로 주어지는 재정적 지원이 더욱 절실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이와 같은 이야기를 ‘공론장’을 통해 펼쳐내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해수: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불합리한 규제를 가져오곤 합니다. 특히 청소년은 경제적 자립이 어렵습니다. 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누구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하기도 합니다. 옥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난지원금이 모든 군민에게 제공되었지만, 청소년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부모의 가치관에 따라 자신의 권리가 귀속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모든 개인은 존중받아야 하는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청소년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른에게 통제받습니다. 공론장이 지속되며 청소년도 지역 사회의 구성원이자 동등한 인격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누리: 지역에 사는 청소년과 청년의 상당수가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성향의 배경에는,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 크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쉽게 말해 ‘우리 동네는 희망이 없다’는 패배주의에 젖는 경우가 많은 건데, 만약 지역 어린이나 청소년이 지역 사회와의 긍정적인 접촉면을 늘려간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자라는 과정에서 ‘우리 동네에 재미있는 활동/공간/사람들이 있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최소한 현재 사는 동네에 대한 막연한 비호감은 없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멀티플렉스나 대형 쇼핑몰,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없어도, 지역이 살 만한 공간임을 알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꼭 지역이라는 공간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어쨌든 누군가, 나 말고 다른 지역 사회 구성원이 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려는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 청소년들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지지대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Q. 바람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해수: 청소년 기본소득이 시행되어 자리 잡길 바랍니다. 그래서 청소년 개개인이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길, 마치 나비효과처럼 노동 환경, 교육 환경, 불평등 완화 등이 이뤄지길. 그래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더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


박누리: 실제로 청소년 기본소득이 정책으로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옥천 중고등학생 연령의 청소년에게 월 5만 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대략 연간 17억 원 수준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17억 원으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약간의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가성비 갑’이 아닌가 싶고요. 이와 별개로 탈학교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확대되길 바랍니다. 청소년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면서 청소년 빈곤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하게 되는데, 당장 시급한 부분이 탈학교 청소년들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기본소득 정책과는 별개로, 탈학교 청소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마련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대다수 사람이 그저 머리로만 알고 있는 농촌에 닥친 위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기본소득 지급이 시급한 대상이 농민이고요. 그래서 이 공론장을 시작으로 농민 기본소득, 나아가 농촌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농민 기본소득이나 농촌 기본소득은 농민, 농촌에만 좋은 게 아닙니다. 도시와 국가를 지탱하고 있는 농촌과 농민에게 이제라도 합당한 대가가 치러져야 합니다.


(사전 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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