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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개의 공론장 Nov 17. 2020

일하는 백수?

[2020 N개의 공론장⑫] 일하는 백수, ‘활동형 니트’ 사전인터뷰


인터뷰 일자: 2020년 11월 2일

인터뷰이: 사회비행자

인터뷰어: 김미래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들으면서도 “구체적으로 하는 일이, 그래서 뭔가요?”라는 비일상적인 질문 역시 듣게 되는 청년, 니트(NEET: Not currently engaged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진학, 취직, 직업훈련 바깥에서 ‘일’하느라 바쁜 활동형 니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이 벌이는 일과, 이들이 꾸리는 삶의 지속가능성에 관하여 나눈 특별한 대화에 귀 기울여 주세요. 이 대화에 집중하는 동안, ‘일'이라는 개념에 대한 부분적인 거부 혹은 새로운 방식의 ‘일'에 함께하고 싶은 욕구가 꿈트는 것을 감지하게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Q1. ‘N개의 공론장’의 주최자인 ‘사회비행자’를 소개해주신다면요?   

       사회비행자는 '사회비'적응자들의 '행'복과 '자'립이라는 뜻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일에서 지속성을 찾지 못하는 개인이 자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제작 및 운영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을 넓히는 일을 합니다. 현재 사회비행자는 단체와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 사회적 경제라는 틀 안으로 들어가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비즈니스 모델 확보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진정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치 있는 일 혹은 사회에 필요한 일과 일치하지 않기에 경제 논리 바깥에 있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직업으로 정의하기 힘든 ‘활동형 니트’처럼 우리도 특정한 틀 안으로 들어가려 노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고 그것으로 생존할 수 있는 일을 하려 노력하지요. 우리는 온전한 일을 지향합니다. 현재는 행정 시스템, 제도화, 사회적인 인식 등의 다양한 요소로 인해 그것이 방해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거기에 순응하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Q2. ‘활동형 니트’라는 개념이 생소할 분들도 계실 텐데요. 활동형 니트란 어떤 사람이고, 이들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이번 N개의 공론장은 어떤 의미를 지닌 행사로 기대되는지요?   

       쉽게 설명해서 '일하는 백수'입니다. 일하는 백수라니 모순적이죠? 좀 더 풀어서 말하자면 자율적이거나 공공적인 일, 혹은 그 경계에서 일하지만 고정된 수입이 없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흔히 '노동'이라고 일컬어지는 임금을 주고받고 종속되어 있는 일 범주의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술가, 활동가, 기획자, 연구가 등 다양한 범주에서 일하고 있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쫓고 있는 가치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니트는 복지의 대상이 되었을 때는 활동성이 사라지고, 예술가 혹은 프리랜서 등으로 호명될 때는 니트성이 은폐된다. 기존의 니트에 대한 연구에는 니트의 활동성과 이중성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그들의 ‘일’을 단지 봉사나 취미 활동 혹은 커뮤니티로 격하하여 바라본다.”

이와 같은 '활동형 니트'의 개념화와 공론화를 통해 돈을 버는 것만이 일이라는 우리 사회가 가진 폐쇄적인 일의 기준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일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려 합니다. 또한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노동 지상주의 사회 위에 만들어진 '니트' 담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노동과 비노동을 둘러싼 사회 구조적 문제의 개인으로의 책임 전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생존의 어려움이 있는 '활동형 니트' 당사자들이 가진 문제를 언어화해서 이들의 일의 가치를 조명하고 제도적인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또한 공론장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니트’ 혹은 ‘활동형니트 지망생’ 이라 정의하는 분들과 만나게 되었는데요. 기존의 직업 범주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에겐 우리의 존재가 대안적인 삶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음을 느꼈습니다.  



Q3. 이번 공론장에서 구체화될 수 있는 바는 무엇일까요?   

사회에서 왜곡되어 인식되거나 뜻이 혼재된 여러 가지 개념과 직업적 범주에 대해 다시 재정립을 하는 데서 출발하려고 합니다. 니트, 활동형 니트, N잡러, 프리랜서, 예술가와 예술노동자 등의 다양한 개념들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또한 직업적 범주에 들어갈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 거기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존재를 말하면서 나아가서 개인 혹은 그 개인의 일을 직업 안에 구겨 넣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도 있을 예정입니다. 제도의 사각지대, 행정 시스템의 폭력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적인 제도를 담론화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활동형 니트’를 이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Q4. 기획하신 대로 수월히 준비되고 계신지요?   

       기획한 대로 진행 중이긴 하지만 힘이 많이 들고 바쁩니다. 공론장 운영에 인건비가 나오지 않기에 공론장 외에도 다른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공론장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행정 시스템에 날짜 때문에 우리의 스케줄과 일정을 맞춰서 해야 하기에 바쁨이 몇 배로 느껴집니다. 제도가 우리의 숨통을 조입니다.(비유가 아니에요.) 오래전부터 공론장에 대한 상은 그려오고 있었고, 9월에는 기획 회의, 10월 1~2주는 공론장 운영자 모집, 10월 3~4주, 11월 1~2주 매주 금요일마다 사전 준비 모임, 11월 1~2주 섭외 및 행사 준비를 하고 있고 현재 공론장 홍보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현재 발제자와 참여자를 섭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사전 모임과 공론장 전날 미팅에서 최종적인 정리를 할 예정입니다.     



Q5. N개의 공론장 이후, 사회비행자의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당사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당사자들과의 다양한 만남: 유형별 니트족 모임, 자기 이해 책자 제작, 다양한 유형별 분류와 대안적 일자리와의 매칭)

2) 더 나은 생태계를 만드는 일(대안적 일거리에 대한 연, 니트족 사회적 인식개선 활동 영상 제작, 다큐멘터리 제작, 다양한 담론을 만드는 작업, 연구: 일을 새로운 정의에 대한 책 집필)

그리고 창작단체 <춤추는 제자리표>와 함께 인류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예술과 문화적 방식을 통해 향유하고 사유할 수 있는 여러 기획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분들과 함께할 다양한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전 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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