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던 일주일의 끝자락 목요일. 1교시부터 수업이 있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부지런을 떤 덕분에 학교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여유롭게 책을 보고 있었다.
문이 열린다. 선생님은 나를 발견하고 말을 건넸다.
"어떻게 오셨어요?"
"네. 차 타고 왔어요."
선생님의 동공이 커지면서 갈 곳을 잃은 듯 일시 정지가 되었다. 순간 머릿속에서는 내가 뭐라고 했는지 찾기 위해 되감기를 했다. 지우고 싶다. 지울 수 없다.
"아니. 학교폭력 예방수업을 하러 온 강사 정미숙입니다."
선생님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을 했다.
"몇 학년요?"
"4학년, 5학년입니다."
"조금 전에는 정말 죄송합니다. 담당 선생님이신 줄 알고 실수를 했습니다."
선생님은 괜찮다고 말씀하시며 빠르게 문을 닫았다. 드디어 제대로 미쳤나 보다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에 차를 타고 왔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며칠 동안 수면시간이 부족했지만 이렇게 말실수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끔 나의 생각과 다르게 말이 나와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대의 질문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여지없이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된다. 점점 횟수가 늘어남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남편과 통화를 했다.
이야기를 듣던 남편은 대박이라면서 전화기가 터질 듯 웃고 있었다.
"최고다!"
혼잣말을 내뱉어본다.
"근데 남자선생님이셨어. 나를 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던 표정이 지워지지 않아. 어쩜 좋아."
속상해하는 나와 달리 남편의 웃음소리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미안한 생각에 급하게 사과하던 남편이 사진 한 장을 보냈다.
당신의 친절함에 고마워해야 할까.
덕분에 즐거웠을 남편에게 답장을 보냈다.
"즐거웠으니 값을 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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