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에
학교에서 계속 졸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공부를 안 하는 것도 아닌데, 늦게까지 학원에 다녀오고 나서 숙제를 하고 잠드는 생활이 반복된다. 몸이 힘들 것 같은데도 밤늦도록 안 자고, 결국 새벽에 잠이 드니 간신히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온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니 학교에서도 정신을 못 차린다. 오전 수업은 비몽사몽 지나가고, 점심 먹을 때 간신히 몸을 일으킨다. 점심을 먹고 나면 5교시라서 또 졸린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런 아이들 중 대다수는 잠들기 전에 꼭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다. 액정 화면의 밝은 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각성 상태가 되어, 피곤한 몸과는 달리 뇌가 깨어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그런 상태로 바로 자려고 하니, 몸은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서 고생했으니 스스로에게 보상이 필요하지만, 그 보상은 적절한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하루의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 보상 시간은 딱 정해 놓는 것이 좋다. 공부할 때 사용하는 책상용 타이머로 알람을 맞춰 놓으면 좋겠지만, 밤늦은 시간에 울리는 알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다. 대신, 앉아서 노는 경우에는 책상 옆에 손목시계나 워치를 두고 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다. 누워서 노는 경우에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벽걸이 시계나 탁상용 시계를 놓고 시간을 확인하도록 하자. 열심히 하루를 보낸 스스로에 대한 보상은 한 시간 이내로 끝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으면 된다. 분량은 상관없다. 조금만 읽어도 괜찮다.
요즘 나는 다시 우리 집 둘째 아이에게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내가 항상 둘째를 재우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기가 막히다. 엄마 옆에서 자다가 악몽을 꾸었으니 아빠가 옆에 있어야 악몽을 안 꾼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자기 전에 책이나 읽어주자며 동화책을 한두 권 읽어주고 잠든다. 그런데 이 루틴이 나한테도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자기 직전 책을 읽어주느라 나 역시 스마트폰을 한참 못 보게 된다. 덕분에 뒤척이지 않고 금방 잠든다. 자다가 중간에 깨는 일도 없이 푹 자고,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덕분에 미라클 모닝에 연속 성공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어릴 때는 책을 읽다가 잠드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다. 읽다가 잠들 거면 책을 왜 보냐는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잠들기 전까지 책을 옆에 두는 것은 그만큼 책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가까이하면 좋은 친구다.
스마트폰에 지배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대상은 바로 책이다. 멀리 두면 안 된다. 잠든 내가 악몽의 바다에 빠지지 않고 보물섬으로 항해하도록 인도해 줄 대상은 바로 내 머리맡에 놓여 있는 한 권의 책이다.
이제는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쥐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그 작은 선택이 우리에게 더 깊고 편안한 잠을 선사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