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여행가 Jun 11. 2023

[약국 오픈 일상] 02. 나에게 어울리는 곳은?

초보약국장의 일



대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약국 매물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조건은 이렇게 되었다.




              투자금이 적을 것 : 투자 공부를 하면서 배운 절대적인 이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보다는 로우 리스크 미들 리턴이 좋다.



투자금을 많이 넣으면 수익금도 당연히 크겠지만, 잃을 확률도 꽤나 크다.


그리고 같은 수익금이라도 투자금의 차이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투자금이 1천만 원일 때 월 1천만 원 수익은 -> 연 수익 1200%이지만



투자금이 1억 원 일 때 월 1천 원은 수익은 -> 연 수익 120%이다.



개국 전에 다들 쉽게 투자금에 대해 말하곤 하지만, 수익률을 비교해 본다면 어마어마한 차이이다.



물론, 약국 오픈의 경우에는 이렇게 하기 쉽지 않다. 


워낙 자리가 없기도 하고 


단순한 투자라기보단  약 국장으로서의 내 미래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여러 가지 조건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금에 대한 생각을 정립해놓으면 남이 왈가왈부하는 것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2. 조제가 메인이지만 매약도 할 수 있는 곳



여러 약국에 근무약사로 일해보면서 내 성향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환자들을 복약지도만 해야 하는 문전약국? 정말 재미없었다 ㅋㅋㅋ            



> 환자들과 티키타카를 하는 것도 좋아하고, 빠르게 조제를 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둘 다 못해서 힘들었던 곳.




              바쁘디 바쁜 로컬 약국            



> 여기는 조제와 매약을 둘 다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가장 오래 근무한 약국이기도 한데, 조제 루틴을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매약을 배울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물론 너무 바빠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나에게 가장 잘 맞았던 곳.




              직원 없는 1인 약국            



> 여기는 딱 혼자 할만한 사이즈라 사실 직원분이 없는 것이 당연한 약국이다.


하지만 하루 종일 혼자서 일하려니까 청소나 약 정리 등 자잘한 것이 힘들었고


무엇보다도 우울증 걸릴 것 같았다 ㅋㅋㅋ 


(아직도 혼자 근무하고 계신 약국 장님... 정말 대단하시다!!!)




              조제보다 매약이 위주인 로컬 약국            



> 여기는 약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난매를 하는 약국은 아니다.


이상적인 매약을 하는 약국이고 단가가 저렴하지도 않은데, 국장님의 노력으로 조제 못지않은


매출을 끌어내는 곳이었다.


 환자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만 하는 약국이어서 진이 빠지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매출을 보고 재미있어 한 건 아니었고, 환자랑 소통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부분이 재미있었다.


(너무 교과서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 ㅋㅋㅋ)




              나이 든 국장님이 하시는 메디컬 약국            



> 우연한 기회로 가서 일하게 되었는데, 메디컬 1층이라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환자들이 물밀듯 들어온다^^


국장님이 70대 할머니이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일을 하신다.


대신 투약만 하시는데, 책상에 앉아서 환자 한 분, 한 분 복약지도를 하신다.


이 약국에서는 초초초 효율적인 투약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투약 자리에서는 복약지도만 딱하고, 


계산 / 비닐에 넣어주기 등은 직원분이 다 해주신다.


이렇게 하니 평소에 하던 투약량 대비 2배를 해도 별로 힘들진 않더라.


( 이렇게도 하는 약국이 있구나 문화충격 ㅎㅎㅎ)




3. 직원 1인을 채용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일 것



근무약사님을 채용해야만 하는 사이즈의 약국은 지금 하고 싶지 않았다.


워낙 진상 손님에 지쳐있었고, 직원들 사이를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


근무하면서 직원들끼리 트러블이 크게 있었던 경우도 있고,


내가 근무약사를 할 때 약 국장에게 불만족스러웠던 점도 있었다.


그런데 아직 내가 그 부분들을 조율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직원 없는 1인 약국은 더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직원 1분이 계시는 1인 약국이 나에게 적당했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약국이 지금 내가 하게 된 곳이다.

조제가 메인인 1인 약국이지만, 건수가 많지는 않아서 

바쁜 시간이 하루에 1,2번 정도로 정해져 있다.

매약도 약간 있어서 왔다갔다 하시는 환자분들과 소통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지금은 매대를 바꾸고, 일반약 배치를 바꾸어보며 하나 둘 조물조물 해보는 중이다 ㅎㅎㅎ

직원분은 오전에만 오셔서 일당백을 해내신다!!

(너무 든든!!!)

내과약 장기 처방이 많아서, ATC로 주로 조제를 하는데 조제 통계를 내서 

새로 만들어야 할 캐니스터를 정했다. 

근무약사 시절에는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영역인데, 주인이 되니 이렇게 쉽게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다.

매일 매일 근무약사 때와 다른 점을 알게 되면서 힘들기도, 재밌기도 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다음에!

작가의 이전글 [약국 오픈 일상] 01. 근로자에서 자영업자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