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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Nov 25. 2017

이해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동네 친구이기도 한 수풀과 수풀의 2nd 미니미가 내 눈앞에 와있다.

“야! 커피사와! 저기 달달한 케이크도 하나 사 오고!”

난 호갱이었던가. ㅎㅎㅎ
군말 없이 난 자리에서 일어나 음료와 케이크를 주문하고 왔다. 궁핍한 나지만 지금 쓰는 커피값은 아깝지가 않다.

1시간 전에도 만나고 있었던 수풀이 울던 내 모습이 마음에 걸려 이 자리에 왔다고 직감하기 때문이다. 아니라면 멱살 잡힐 각이다.

람이 언니와 수풀 미니미들과 지방으로 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수풀의 first 미니미가 답답하고 힘든지 계속 울어댔다. 아직 2살밖에 되지 않은 아가라 자신의 불편함을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자지러지게 지치지 않고 울었다.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는데 전혀 싫지가 않았다. 시끄럽고 귀찮은 게 아니라 1st 미니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안타까웠다.  

그러다 한참 후, 내 상황으로 이입이 되었다.

1st 미니미와 함께 나도 펑펑 울었다.

“아이씨, 나도 슬퍼서 눈물이 나네. 언니 나도 휴지 좀 주세요.”

람이 언니가 서둘러 휴지를 찾아주며 무슨 일이냐며 걱정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무슨 생각에 눈물이 났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수풀과 람이 언니에게는 말하는 것만으로도 속상했던 내 마음이 절로 풀리는 기분이 들었는데, 거기에 더해 진짜 내 마음을 알아주기 때문에 이해받는 기분까지 들어 울기 전보다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위로가 됐던 것이다.

얼마 전
한 내담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사는 게 편안한데, 언제든 또 불편해졌을 때 연락할 수 있다는 안전망이 생긴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위안이 돼요.”


힘들 때 말할 수 있는 누군가 있다는 거.
도움이 절실할 때 연락할 누군가가 있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살아가는데 마주하게 될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되는 듯하다. 하지만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없을 때, 혹은 의지하는 관계를 맺기가 무서울 때는 예상할 수 없는 그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얼마나 불안할지 감히 예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를 위로해주는 무엇이라도 붙잡으려고 ‘그 무엇’에라도 탐닉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에 밤공기가 유독 차갑게 느껴지는 오늘 밤이다.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다고 느껴지거나, 어떤 이유든지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두렵다면 꼭 우리와 함께 집단상담을 함께 해봤으면 한다. 지금 힘든 그 삶을 같이 나눠지고 같이 의지하며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부디, 고민하지 말고 한 번 믿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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