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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박지선 Aug 07. 2019

결혼|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됐다

서로가 매우 다른

서로가 매우 닮은

두 남녀가 만났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이야기하며 갈등 상황에서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아내와 누군가 시키는 것은 절대 하기 싫어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미리 배려해서 상대가 싫어할 행동을 하지 말자고 하는 남편. 감정 기복으로 인해 가끔씩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아내와 부정적 감정을 전가시키지 말고 혼자 처리하라는 남편. 중요한 소통 장면에서는 어느 것 하나 맞지 않는 두 사람이 어쩌다가 만나게 되었고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어느 것 하나라도 탐탁지 않으면 금세 헤어지거나 몇 번의 싸움 끝에 '이 사람 안되겠는데?!'라며 관계를 포기하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남다른 책임감을 갖게 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회의감을 지닌 채 서로를 견뎌내기로 마음먹었다.


마음먹은 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 현실 속 우리는 함께 하는 게 그렇게 쉽지 많은 않았다. 참는 것을 배려라고 생각한 남편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되도록이면 없던 일처럼 넘기려 하지만 결국 관련 없는 상황에서 뾰족하게 반응했다. 진짜 화가 났던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포인트에서 트집 잡는 것처럼 느껴지는 나는 속이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았다. “숨 막혀 죽을 것 같아! 화가 난 게 있으면 말로 하라고!” 소리치며 울던 나를 도통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은 외려 내 눈치를 보며 힘들어했다.


진정되지 않는 나를 보며 남편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 하면서 어떤 부분이 힘들었고, 어떤 연유에서 말하기 싫었는지. 갈등에 대한 남편의 생각은 무엇이었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섬세하게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의 생각이 이해되고 그의 감정에 공감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행동, 말만 들었을 때는 ‘저 사람은 왜 저 모양이지?’ 평가적인 생각만 뇌까리며 이 만남 자체를 후회하고 정서적으로. 물리적으로 멀어지고 싶은 마음만 키워갔다. 하지만 내 인생 이제 종 쳤다고 생각하게 되는 여러 번의 싸움들은 남편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가 왜 그토록 나를 싫어하는지 그 내막을 알게 됐고 납득이 됐다.


남편 또한 똑같지 않을까 싶다. 남들은 미처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최악의 내 모습들에 의문을 제기하며 갈등을 하게 되고.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꺼내놓는 질문들을 통해 내 입장은 무엇이었는지 듣게 되면, 처음에는 너무 다른 모습에 이해가 안 되더라도 본인의 감정이 가라앉았을 때는 내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직은 행복한 결말을 내기에는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그렇지만 함께 하는 고통을 주는 동시에 함께 하는 만족감도 느끼게 해주는 이 갈등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관계보다 더 돈독해질 거라는 기대를 놓지 않는다. 회의감에서 시작된 우리 관계가 조금씩 안도감으로 변해가는 신호들이 드러나고 있다.


#결혼 #부부 #신혼 #부부싸움 #갈등 #사랑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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