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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Nov 17. 2024

요리의 힘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 정환이, 선우, 택이는 각자 집에서 만든 음식을 서로의 집에 가져다주느라 저녁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다. 정환이가 “이럴 바에 그냥 모여서 먹어!”라고 소리쳤다.

그 모습이 내게도 익숙하다. 나 어렸을 때도 우리 엄마는 음식을 하면 꼭 윗집, 아랫집, 그리고 주변 아는 집에 조금씩 가져다주라고 심부름 시키셨다. 오빠 친구 중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오빠 친구는 우리 집에서 함께 저녁도 자주 먹었다. 거의 매일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오빠랑 내가 오빠 친구네서 놀고, 엄마가 저녁밥을 그 집으로 가져다준 기억도 있다.

하물며 빚쟁이가 아빠 목덜미를 잡고 꼭두 새벽부터 우리 집에 쳐들어 왔을 때도 엄마는 당황하지 않고 아침식사 여부부터 물으시며 분위기를 전환시키셨다. 그때는 엄마의 담력(?)과 처세술에 정말 놀랐다. (여전히 존경하는 부분이다)

요리를 하기 시작하자 어렸을 때 쌓아뒀던 따뜻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렸을 때 기분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 혼자 잘 컸다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그 뒤에 직접 한 음식으로 여러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준 엄마의 요리가 있었다. 겸손하게 감사하며 살아갈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엄마는정성으로요리했다

#맛은없었다

#주변에왜나눠주셨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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