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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승현 Dec 17. 2019

복리 비과세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월급쟁이 완초보 돈 관리법

낸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주면 단리, 원금에 붙는 이자까지 더해 가며 이자를 계산하면 복리다. 비과세는 불어난 이자에 세금(이자 소득세)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단리, 복리, 과세, 비과세 이 네 가지 조합 중 가장 좋지 않은 게 ‘단리+과세’, 가장 좋은 게 ‘복리+비과세’다. 



저금리 때문에 복리라는 떡이 커 보인다. 얼마 되지 않는 이자에 부과하는 15.4%의 이자 소득세도 아깝다. ‘복리, 비과세라도 챙겨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욕구다.


A 씨는 월 20만 원씩 직장 바로 옆에 있는 은행에서 ‘단리+과세’ 상품에 저축했다. B 씨는 열심히 발품 팔아 운 좋게 ‘복리+비과세’ 상품을 찾아 저축했다.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 독립유공자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정부가 혜택을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 비과세 적용 기준은 10년 이상이다. 3년짜리 비과세 상품은 없다. 여기서는 단지 개념 정립을 위해 적용했으므로 3년 비과세 상품을 찾아 헤매지 않길 바란다.





저축을 시작하고 3년이 지나 만기가 되어 세금을 떼고 A 씨는 739만 원을, B 씨는 742만 원을 수령했다. B 씨가 A 씨보다 36,478원을 더 받았다. 3년간 매년 12,159원을 더 받은 셈이다. 



어떤가? 열심히 발품을 판 대가가 3년간 36,478원이다. 간단히 치맥 한 번만 줄였어도 쉽게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다. A 씨와 비교해 애쓴 대가로는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


기간을 늘리면 어떨까? 3년이 아니라 10년간 ‘복리+비과세’로 저축했다. 그랬더니 B 씨가 A 씨보다 515,842원을 더 받았다. 10년간 총합계 금액이다. 



어떤가? 이 정도면 만족하겠나? 10년이면 30대가 40대가 되었을 나이고, 50대는 60대가 되어 은퇴할 나이다. A 씨와 다르게 10년을 꾸준히 노력한 대가치고는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 저축 제도로는 가장 좋다는 복리에 비과세까지 합세했는데 왜 이럴까?


과거 복리를 표현할 때 ‘눈덩이 커지듯이 불어난다.’라고 했다. 여기에 답이 있다. 어릴 적 눈사람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가? 눈덩이를 굴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이 1cm 쌓여 있을 때와 10cm 쌓여 있을 때의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1cm를 1%로 바꾸고, 10cm를 10%로 바꿔 보라. 핵심은 이자율이다. 복리의 바탕이 되는 이자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눈이 1cm만 쌓여 있으면 눈사람을 만들 수가 없나? 아니다. 단지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힘들 뿐이다. 그럼 현재의 낮은 금리로는 도대체 몇 년이 되어야 복리의 효과를 볼 수 있단 말인가? 10년이 되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나는 “더 이상 대한민국에 복리, 비과세는 없다.”라고 얘기한다. 이렇게까지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이유는 당신이 실패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현실을 정확히 알면 다른 계획을 세우게 되어 있다. 1cm의 눈으로 눈사람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시작한다면 힘들어도 견디며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복리와 비과세 효과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당신의 돈을 불릴 방법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10년 만에 당신의 돈이 눈덩이처럼 커지기를 바라고 시작한다면 시작부터 실패다. 하지만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결과 당신 손에 주어질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시작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글쓴이 : 배승현 (moneytube@kakao.com)

* 재테크 / 재무설계 / 자산관리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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