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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Apr 20. 2019

고궁담

담_ 전주 한정식

담_ 한정식

전주 고궁담에 다녀왔어요.


오늘 어머니 팔순 잔치 치렀지요. 그런데 잔치라기보다는 가까운 몇몇 친지분들과 점심 식사를 했어요.

전주에서 어떤 곳을 갈까 잘 알지 못해서 인터넷으로 '한정식'을 검색하고 갔어요.

몇 군데 장소가 나왔지만. 이삼일 전이라 예약이 잘 안 되어서. 일단 예약되는 곳으로 결정하자 그 마음으로 장소를 검색했는데. 이곳 '고궁담'이 예약이 바로 되어 이곳에 오게 되었어요.


예약 시간은 11시 30분. 딱 2시간만 사용 가능.



분위기는 깔끔하고 좋았어요. 외관은 정말 '상견례', '행사 모임' 등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저희는 38,000원짜리 코스 음식을 먹었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외관에 들어갈 정성과 노력을 오히려 음식에 쏟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요.


지금 여기에 음식 사진은 없어요.

음식이 나오면서부터는 식사에 방해될까봐 못 찍고. 또 딱히 찍을만한 특별한 것은 없었어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중적인 한정식 분위기의 음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15,000원 정도 수준의 일반적인 한정식. 음식의 양과 가지수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얼마나 기품있고, 맛깔스러운지. 특별한 정성이 쏟아졌는지. 재료의 맛과 깊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첫코스에서 처음 스프로 나온 '수제 두부와 국물' 그 정도가 가장 좋았어요. 그 외는...

특히 떡갈비의 뻑뻑한 맛. 마지막 코스에 나온 보리굴비의 뻣뻣한 맛과 대충 나온 듯한 콩나물국은 음식의 값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요.




오늘 굉장히 어려운 자리였어요.

외며느리 같은 맏며느리 위치에서 모든 것을 준비한 상황이라. 음식에 대한 걱정이 아주 많았거든요.

'시'자만 들어가도 어렵고 불편한데. 오늘 '시월드'만 모시고 식사를 하는 자리인데.


물론 맛을 검증하지 못하고 선택한 제 잘못이 크지만.

그 자리에 함께 했던 8명 어느 누구도 음식의 맛이 좋았다고 하는 이가 없으니.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오로지 저의 남편만이 열심히 먹어 주었습니다. 왜냐.. 음식이 아까우니까요 ^^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음식 탓을 하진 않으셨어요. 왜냐면. 제 위치가 너무 어렵고 안쓰러운 자리이니까요.



오늘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음식점의 외관이며 분위기, 그림 등이 좋았고. 모임의 내용이 훈훈해서 다 상쇄가 되었거든요. 특히 건물에 곳곳에 걸려 있는 그림과 조형물 등에서 찍은 사진들이 잘 나왔기에.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었어요.

특히 오늘 새벽에 만들어 간 답례떡과 떡 케익. 그리고 어르신들 선물로 준비해 간 정관장의 고급스런 선물세트 등이 '훈훈함'을 더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주었거든요. ㅋㅎ



아무튼 "주요 음식들이 오히려 집밥처럼 덜 달고 덜 화려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보통 집 주변에서 먹는 12,000원 ~ 15,000원 정도의 한정식과 차별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특히 큰 새우에 서양식처럼 요란하게 고명을 얹어 놓은 것. 어르신들이 "무슨 음식이 이러냐"라는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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