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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Aug 07. 2019

영화 리뷰 [봉오동 전투] 국민배우 유해진 흥하라~

戰鬪, The Battle: Roar to Victory, 2019

영화 리뷰 [봉오동 전투국민배우 유해진 흥하라~

     


부제목戰鬪, The Battle: Roar to Victory, 2019



:: 영화 정보 ::



개요: 액션, 드라마 / 한국 / 135분 / 15세 관람가

개봉: 2019년 8월 7일

감독: 원신영 (살인자의 기억법,2016)

출연: 유해진(황해철), 류준열(이장하), 조우진(마병구)



:: 기본 줄거리 및 제작 노트 (영화사 제공) ::



“임무는 단 하나! 달리고 달려,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라!”


“1919년 3.1운동 이후 봉오동 일대에서 독립군의 무장항쟁이 활발해진다.”



일본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월강추격대를 필두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작하고, 

독립군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봉오동 지형을 활용하기로 한다.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유해진)과 발 빠른 독립군 분대장 장하(류준열) 

그리고 해철의 오른팔이자 날쌘 저격수 병구(조우진)는 빗발치는 총탄과 포위망을 뚫고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을 유인한다.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며 귀신같은 움직임과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펼치는 독립군의 활약에 일본군은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에 묻혔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캐스팅 및 제작 노트 *



캐스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진정성이었다는 원신연 감독은 누구보다 캐릭터를 마음 깊이 이해하고 표현할 배우를 찾았다. 알려진 영웅이 아닌 이름 모를 독립군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 역시 캐스팅의 주요 요소였다. 그 결과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세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99년 전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를 누볐던 독립군으로 우리와 만나게 되었다. 




신뢰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해진이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한다. 해학적이면서도 의리가 넘치고 충성스러운 독립군 황해철은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동생같은 장하와 독립군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는 인물이다. 독립군들의 큰형 노릇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일본군 앞에서도 뜨거운 눈빛으로 할 말은 하고야 마는 황해철, 유해진은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황해철이 되어 봉오동 골짜기를 누빈다. 특히 적을 향해 대도의 칼날을 바짝 세워 맹렬히 돌진할 때 빛나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그는 “사실적이고 정말 살아남으려는 생존을 위한 액션이었으면 했다”며 바디캠을 직접 들고 촬영을 제안하는 등 매 촬영에 열의 가득하게 임했다. 시나리오를 받아 본 순간 출연을 결심했다는 유해진, 소탈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봉오동 전투>로 뜨거운 독립군이 되어 돌아온다. 




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대체불가능한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류준열, 그가 이번에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가 되었다. 실존 독립군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은 이장하는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 늑대같은 인물로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졌지만 가장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을 내던진다. 임무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장하는 류준열과 만나 날카로우면서도 보듬어주고 싶은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또한 류준열은 <봉오동 전투>를 통해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달리는 질주액션 뿐만 아니라 생애 첫 와이어 액션에도 도전했다. “스턴트 팀의 손끝에 매달려 촬영했는데, 서로 믿고 신뢰하다 보면 또 즐겁게 촬영할 수 있겠다고 깨달았다. 이렇게 모두가 의기투합했던 뜨거운 순간들이 많았다”는 그가 선보일 연기 변신 또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탁월한 존재감과 연기로 매 작품마다 신선한 변화를 보여줬던 조우진이 또다시 맛깔난 캐릭터 마병구를 탄생시켰다. 마적 출신 독립군 병구는 흐트러짐 없는 사격 솜씨와 일본어 통역까지 능통한 해철의 오른팔이자 드라마에 활력과 휴식을 주는 유머 넘치는 캐릭터이다. 늘 상대 배우와 뜻밖의 케미를 만들어내는 조우진은 <봉오동 전투>에서도 유해진과 명불허전의 유쾌한 케미를 발산한다. 늘 해철과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 해철을 아끼는 정 많은 병구는 조우진을 만나 깊이감이 더해졌다. “촬영 전에도, 대기 시간에도 총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익숙해지려 애썼다”는 조우진은 결정적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하는 날렵한 사격술로 이야기에 긴장감까지 선사한다. 99년 전 독립군 역사에 기록된 첫 승리,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역사적인 승리를 쟁취한 주인공으로 돌아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 나의 영화 감상 노트 ::



별점 1점 테러를 해도 좋다. 기자 평론가 평점이 낮아도 좋다. 

나는 유해진에 대한 팬심과 애국지심을 장착하고 무조건 보러 갔다. 

그리고 몰입했다. 확인했다. 뜨거웠다. 울컥했다. 



영화적인 완성도가 좀 떨어지면 어떠랴. 역사적 고증 –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 삐걱하면 어떠냐. 영화는 어차피 허구이며, 그것을 위해 작가의 상상력과 통찰이 바탕이 되는 것을. 역사적인 사건 결말(역사적 기록으로 남은 몇 문장)을 향해 달려가는 그 험난한 여정과 희생, 피눈물나는 노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의 뜨겁고 강건한 메시지가 명확한 것을. 수용하자. 기억하자. 



최첨단 연출이 아니면 어떠랴. 몇 개월 전에 영화 배경을 위해서 씨앗을 미리 뿌리고 준비했던 옥수수밭과 수수밭의 실감나는 배경 설정. 강원도와 그 어느 곳 쯤 되는 깊은 산속과 골짜기, 첩첩산중의 산봉우리. 그 울창한 배경과 시원한 전투가 있으니 그 얼마나 좋으랴. 영화적으로라도, 감성적으로라도 승리의 기쁨을 누림이 행복하지 않더냐. 



개봉날짜를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계획된 것이 우연히 요즈음이 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 얼마나 시의 적절한 영화가 아니더냐. 

반일 감정을 부추긴다고 하지 마라. 1920년의 이야기이다. 이미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 있는 전투(승리)를 다룬 것이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일본군의 만행이 직설적으로 과장되어 묘사되었다고 욕하지 마라. 제목부터 보아라. 전투! 승리의 포효!! 대놓고 승리라 하지 않았더냐. 



역사가 이미 스포를 하고 있음에도 영화가 결말을 향해 가는 내내 얼마나 가슴 졸이며 보았던가. 제발, 제발, 승리의 전투가 되게 하소서. 각지 각계에서 모이는 독립군들의 함성으로 저 용맹한 투사들(주인공들)을 도와주소서. 빌고 또 빌면서 보지 않았던가.  

역사- 독립신문 88호에 기록되어 있지 않더냐. 일본군의 참패가. 그리고 이 전투 이어서 청산리 대첩이 있지 않더냐. 우리가 익히 잘 아는.



호랑이는 빠르고 무섭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우같은 일본군들. 쥐새끼 같은 일본군들(특히 영화 전개 내내 쥐새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일본 중위 역할의 #박지환 배우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를 꼭 잡아서 제대로 처단하고 말리라는 희망을 품게 하고, 심지어는 관객 모두 일심동체가 된 심정으로 지켜보게 된다- 한탄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쥐새끼와 여우들이 호랑이를 잡으려고 한다. 쉽게 잡힐 호랑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때나 지금이나. 


배우 유해진(황해철 역). 이보다 더한 국민배우가 있을까. 

해학이 넘치고 의리가 있는. 시골 동네 어귀 어디쯤에서 만날 것 같은 친근한 큰아버지 이미지. 영화 <말모이>에서도 그의 해학과 인정, 의리가 빛을 냈었다. 이 영화에서도 그의 이미지는 통했다. (이후 청룡영화제나 백상영화제에서 배우 유해진이 상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야마도니? 대한독립만세!!” 일본군 대장을 향해. 유해진 배우가 떡 버치고 이 대사를 외칠 때, 통쾌한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울컥했다. 독립군, 의병들, 농민들 등등 우리 힘없는 백성들이 수없이 외치며 힘겹게 얻어 낸 ‘대한 독립’. 



과연 지금 이 땅의 몇몇 무리들은 그들의 외침을 기억하고 있을까. 어떻게 지켜진 이 나라인데. 늘 힘없는 백성들만 짓밟히고 빼앗기고 죽고 버티고 견디고.

“슬퍼하지 말라우. 받은 거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니까”

황해철의 대사가 너무나 설교적이고 교훈적이며 직설적이면 또 어떤가. 

뚜렷한 주제 전달이 되면 그만이지. 영화적인 모양새가 세련되지 않으면 어떠랴. 시원한 전투 장면이 있는데. 



그 마지막을 향해 가던 그들의 모습. 지금도 우리에게 희망으로 남아 있지 않더냐.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의 월강추격대를 이끌었던, 산 속 깊은 골짜기와 골짜기마다 매복하고, 암벽산을 ‘나의 나와바리’라 외치며 ‘여기서는 내가 제일 빠르다’며 힘차게 뛰어나가던 그들을 어찌 잊을 수 있더냐. 



상상해 보아라. 그 죽음의 골짜기에 일본군 제19사단 월강추격대 몇 백 명의 군대가 그곳까지 올 수 있었던가. 뭔가 그들을 유인하지 않았을까. 그곳까지 올 수 밖에 없었던 어떤 이유가 분명 있지 않았을까. 1920년 6월 7일(음력으로 나의 생일이다. 그래서 더욱 뜻깊다) 중국 지린성 왕칭현 봉오동에서 홍범도 등 대한북로독군부의 한국 독립군 연합 부대는 어찌 그 대단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으랴. 그 전투의 승리까지. 영화적 상상력이 발현된 것이 이 영화다. 상상력으로 구현된 부분은 그냥 허구로 봐 두자. 영화는 홍범도 등의 독립군 영웅들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그들을 위해 헌신했던 일반 백성들의 모습에 시선을 두었다. 농기구를 내 던지고 독립 운동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아픔과 상처에 초점을 두었다. 그것에 주목하자. 



영화 속에 펼쳐든 지도가 그 당시의 것이 아니면 어떠냐. 

생태계 보존에 민폐를 끼쳤다고 영화 관람 보이콧을 하는 행위는 어떤 마음이더냐. 

그 민폐 사죄하고 앞으로 더 살피겠다고 성찰하지 않았더냐. 

영화 <군함도> 상영에서도 그 난리를 피우더니. 이게 어디 국뽕 영화더냐. 일제 시대 있었던 역사 기록을 재조명하는 것이 국민과 정치가를 선동하는 일이더냐. 영화를 제대로 보고 나서 이야기 하자.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진우, 그 외의 출연진들에 대한 팬심만으로도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외적으로 너무 평가 절하하지 마라. 그리고 잊지 마라. (역사적으로) 가만히 있는 이 나라를 건든 것은 언제나 일본인 그들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넘어가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 우리 극장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나도 쳤다. 이 영화는 그렇게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 




[이 글은 예스24블로그 파워문화블로그 16기 활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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