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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Aug 05. 2019

영화 리뷰 [프리즈너스 Prisoners, 2013]

과연 죄수들은 누구일까?

영화 리뷰 [프리즈너스 Prisoners, 2013] 

     

극단적인 뜨거움과 냉철함이 보여주는 서늘함의 이중주

과연 죄수들은 누구일까?



영화 정보


개요: 스릴러, 범죄, 드라마 / 미국/ 153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13년 10월 2일

감독: 드니 빌뇌브(그을린 사랑, 컨택트 등)

출연: 휴 잭맨(켈러 도버), 제이크 질렌할(로키), 폴 다노(알렉스 존스)



기본 줄거리 


세상을 뒤흔든 보스턴 여아 실종사건! 

두 남자의 가슴 뜨거운 추적이 시작된다! 


한가로운 휴일, 평화로운 마을 두 부부의 딸이 사라졌다. 

세상이 모두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가 붙잡힌다. 

그러나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는 용의자는 풀려나게 되고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완벽한 용의자를 의심하는 아빠는 홀로 그를 쫓기 시작하고, 형사는 세상에 숨겨진 진범을 찾기 위해 추적을 시작한다. 

유력한 용의자를 범인이라고 믿는 아빠.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고 믿는 형사. 

각각 다른 방식으로 추적을 시작한 두 사람은, 마침내 세상을 충격에 빠트릴 진실과 마주치게 된다!



나의 영화 감상 노트 


이 영화는 150여분을 꽉 채운 시나리오를 가지고 쫄깃한 전개를 선사하는 잘 만든 영화라고 손꼽을 수 있겠다. ‘프리즈너스’라는 제목 하에 과연 누가 죄인이지, 죄수가 언제 등장하지, 초반에 이런 생각으로 추리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제목이 매우 상징적이다. 극중 무채색의 분위기, 비와 진눈개비, 암울한 어조, 미로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해결 과정, 분노와 냉철함의 이중 구조, 보는 내내 이런 것들이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한적한 외곽지역의 혹독한 겨울 배경과 마을 이미지, 차가운 먹구름, 휑한 거리 등이 영화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실종 사건 자체보다 범인을 찾아 가는 방식, 두 주인공이 대조적이며 극단적으로 다름이 긴장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끝내는 범인을 찾는다. 범인을 찾게 되는 과정에 아버지의 무식한 방식이 크게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아버지가 알렉스를 감금하고 있었기에 경찰이 범인의 집에 가게 되었고. 실종된 아이를 찾고, 또한 범인은 경찰이 찾아 온 것을 알고 자신의 마지막을 결정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찝찝함이 남아 있는 결말이라니,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력한 용의자 알렉스를 범인이라고 믿고 잔인하게 고문하는 아버지 켈러는 과연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신에게 전쟁을 선포한 범인은 오로지 그 방법 밖에는 없었을까. 


“최선을 다한 끝에 결국 최악만 남는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들. 주의기도문을 외면서도 잔인한 행위를 저지르고 마는 아버지. 딸을 찾기 위해서 저지른 행위들이라고 모른 척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죄값을 치러야 하는 결과이니, 아버지는 죄인(포로) ‘프리즈너’가 되고 만다. 어쩌면 신이 내린 형벌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드니 빌뇌브 감독은 천재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의 작품을 많이 보진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본 그의 영화 <그을린 사랑>, <컨택트>는 정말 완벽했다. <컨택트>는 두 번 이상 봐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의 단점은 마무리가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다. 영화 두 시간이 넘도록 차근차근 퍼즐을 맞추듯이 미로를 빠져나오듯이 잘 짜여진 판을 보여 준다. 그런데 갑자기 범인이 누군가 밝혀지면서. 그가 딸의 아버지에게 그간의 ‘서사’를 집중 요약하듯이 전달하는 방식과 마지막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방식이 못내 아쉬웠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실화를 바탕으로, 충실한 리얼리티를 살리다 보니, 그렇게 사건이 허무하게 종결이 되었겠다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좋았다. 특히 주연 배우 두 사람 중에서 로키 형사를 연기한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냉철하면서도 어두운 모습. 어린 시절 소년원에 있었던 인물이어서 그런지 온몸에 강렬한 문신들도 있고. 깔끔한 셔츠와 올백한 헤어 스타일 등. 스타일리쉬한 모습도 눈에 들어 왔다. 휴 잭맨이 분한 아버지 역할은 부성과 분노가 넘쳐 흘러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대척점에 있으면서 차가운 면모를 이끌어 간, 그렇게 해서 스릴과 긴장감이 돋보였던 질렌할의 연기에 몰입이 더 잘 되었다. 


후반부 부상 당한 몸으로 실종되었던 애나를 찾아 안고는 운전하는 모습. 그 자체로 긴박감이 흘렀다. 아, 살아야 한다. 견뎌야 한다. 이런 응원까지 하면서 보게 된다. 


어둡고 우울하고 느린. 그런 고요한 긴장감이 넘치는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무조건 이 영화에 매료되리라 여긴다. 물론 마무리가 조금 아쉽지만 말이다.  (그래서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블로그 파워문화블로그 16기 활동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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