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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Aug 04. 2019

영화 리뷰 [엑시트 EXIT, 2019]

짠내 물씬 풍기며 탈출하기

영화 리뷰 [엑시트 EXIT, 2019]


짠내 폭발하는 청년 백수의 진짜 재난 탈출기!!!


영화 정보


개요: 액션, 코미디 / 한국 / 103분 / 12세 관람가 

개봉: 2019. 7. 31

감독: 이상근(첫 장편영화)

출연: 조정석(용남), 윤아(의주) 

누적관객: 210만 초과(4일차. 08.03 기준)



기본 줄거리 


짠내 폭발 청년백수, 진짜 재난을 만나다!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 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나의 영화 감상 노트 


이 영화 재밌다. 코믹, 명랑, 해학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아주 재미있지는 않다. 웃음 포인트가  예상 가능하며 조정석하면 떠오를 듯한 익숙한 유머 코드가 등장한다. 흔히 B급 감성 코미디라고 하는 유머가 곳곳에 장착되어 있다. 그런데 묘하게 강점을 발휘한다. (4일차에 2백만이 넘는 누적 관객수가 그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조정석과 윤아의 케미가 꽤 자연스럽다. 마치 영화 <극한직업>(누적 관객 1600만) 주인공들의 팀웍처럼 그들의 동선도 일사불란하다. 오로지 탈출하기 위해 열심히 달린다. 마치 일상에서도 그렇게 뛰어야 할 것처럼, 현실을 잘 반영하였다. 그리고 익숙한 에피소드와 장소들. 마치 그곳에서 갇히거나 탈출해야 한다면, 그렇게 일상 소품을 사용하면 될까, 라는 리얼리티를 생각하게 한다. 


그저 웃으며 넘기고 말기에는 꽤나 날카로운 풍자적인 대사도 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상황이 재난이야.”

“우리처럼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은 안 보이지.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만 먼저 구하고.”

“저 애들은 어떻게 하고...”

“저기에 우리 아들이 있어요.”


그렇다고 너무 큰 기대를 갖고 가지는 말아라. 내가 그랬다. 시사회 평이 좋고, 관람객 입소문이 좋아서 꽤 큰 기대를 했다. 포스터나 홍보 문구를 보면 그리 기대를 안해야 할 것 같은데도 보는 이들이 ‘빵빵’ 터졌다는 말에 결국은 기대를 품고 말았다.


그러나 빵빵 터지는 정도는 아니다. 소소한 웃음이 나오기는 하지만. (내 옆지기는 영화 중간에 졸고 있더라는.)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말은 아니다. 주인공들이 너무너무 열심히 달리고 열정적으로 탈출을 시도하였기에.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자신들보다 다른 이들을 먼저 구하는 선한 영향력도 행사한다. 아, 그 방향성을 나타내기 위해 마네팅과 한 몸이 되어 화살표를 만든 장면. 멋있었다. 


이 영화에서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사용되는 (암벽타기)로프와 분필 가루, 운동화, 젖 먹던 힘까지 짜내는 듯한 안간힘 쓰기 등이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발휘한다. 헬스장 같은 친숙한 공간의 실감나는 장면과 (IT 강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듯한) 수많은 드론의 활약상. 그리고 나도 모르게 따라 했던 구조 신호, 따따따 따 따 따 따따 따.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아쉬운 점도 많다. 어쩔 수 없이 러닝시간을 줄여야만 했을까? 중간중간 건너뛰는 듯한 편집과 뜬금포 같은 사건 등장. 개연성이 잠깐 집나간 듯한 후반부. 


그래도 에어컨 빵빵 터지는 시원한 영화관에서 고소한 팝콘을 우격우격 먹어가며(팝콘 먹는 소리가 완전히 묻히고 만다. 이 영화 보면서 처음으로 영화 보면서 팝콘 먹기를 시도했다.)보기에 딱 좋은 영화다. 아, 가족영화로도 추천한다. 가족애가 아주 찐하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

아, 지금 온라인에서 이 영화 쿠키 영상이 있다 없다 가벼운 논쟁이 있는 것 같다. 

영화 (스토리)엔딩 후 크레딧이 올라 갈 때 이승환의 노래 ‘슈퍼 히어로’가 흘러 나온다. 노래가 흘러나올 때 같이 나오는 장면은,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활용한 등장인물의 코믹한 소개이다. 이것을 쿠키 영상이라고 한다면 쿠키 영상이고. 특별한 에필로그 또는 별책부록 같은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면, 쿠키 영상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쿠키영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이들은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이 글은 예스24블로그 파워문화블로그 16기 활동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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