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하는 '황금빛 식탁으로의 초대'는 10인 이하 모임 때 방역수칙 지키며 소수 모임으로 진행했습니다.
연말이면 요리와 일로 밤샘을 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재능 나눔으로 의미 있게 보냈습니다.
홈파티 고민하는 이들에게 테이블 세팅 꿀팁으로 행복을 나누고자 합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의 현실이 암울하기만 하다.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함께 어울려 한해 수고를 축하하고 위로가 되어주는 연말이 통째로 사라져 버렸다. '기쁘다 구주 오셨다'를 외치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던 풍경이 무색하리만큼 종교인들의 모임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이 있기에 친구와 격려하던 자리를 참아야 하는 것쯤은 견딜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가면 내 가족이 있기에 보글보글 저녁상으로 차려진 김치찌개를 먹으며 오늘 하루 힘들었던 시간들을 토로하고 서로의 어깨에 기대면 된다.
하지만,
가족이 없거나 홀로 이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하는 이들에겐 지금의 팬데믹 현상이 미치도록 견디기 어려운 외로움으로 다가올 것이 뻔하다. 매년 울리던 구세군도 거리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것 또한 온라인으로 후원을 받는 다고 하니 쓸쓸한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종소리조차 사라져 버렸다.
황금빛 식탁으로의 초대
황금빛 식탁은 어떤 의미일까? 꿈꾸는 파티 김찬주 대표(이하 김 대표)의 2019년 인생 식탁(한국식문화디자인협회 테이블 세팅 전)에 실린 스토리텔링의 일부를 가져왔다.
1300도가 넘는 시뻘건 불길 앞에 수천번의 망치질이 만든 인고의 산물 , 방짜유기
검게 산화된 표면은 힘찬 두들김 후에야 비로소 황금빛 속살이 드러난다.
천년을 하루같이 한결같은 곧음과 인내로 그 빛을 잃지 않고
전해져 온 유기야 말로 굴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반짝반짝 빛날 내일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함께 행복한 쉼을 가져본다.
(김 대표는 소외된 이웃의 삶을 방짜유기에 비유하며 그들의 고된 삶을 돌아보고자 했다.)
'황금빛 식탁으로의 초대'는 임금님을 위한 밥상이 아닌, 소외된 이웃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망치로 세차게 두드림을 겪은 후 환생하는 유기의 모습은 인간 삶의 애환과 닮았다. 세상에 외면당하며 이리저리 맞아 뭉그러진 마음이지만 그 내면은 더 단단해지고 승화되어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음식으로나마 위로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많은 식비를 소비하지 않고도 푸드코디네이터의 섬세한 손끝에서 만들어낸 소품은 테이블을 아름답게 만들었고, 초대받은 이의 입가엔 세상에 없는 행복감이 묻어났다.
2020년 12월 초, 건강한 입양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이제 막 사회로 발돋움한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보육원에서 자랐고, 7살의 어느 날 갑자기 입양이 되었지만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해야만 했다. 갑자기 찾아온 혼자만의 세상은 식사를 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선택해야만 한다. 그 청년이 느끼는 외로움과, 세상에 던져진 먹먹함을 알기에 꿈꾸는 파티 김 대표와 협력하는 이들의 손길이 합해져 한 사람을 위한 귀한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름하여 황금빛 식탁으로의 초대.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임조차 조심스러운 시기인지라 거창할 것도 없이 소박한 메뉴로 테이블을 꾸몄다.
메뉴는
목 건강에 좋다는 인후단
유자 스프레드에 찍어 먹는 쑥 가래떡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루돌프 장식 부라타 치즈 샐러드
크리스마스 리스를 닮은 과일
냉파(냉장고에 있는 재료 파먹기)로도 가능한 음식_부대찌개
디저트는 유자와 석류를 섞어 만든 유자 석류청 차와 커피
웰컴 푸드로 목 건강을 챙기라며 건넨 인후단은 따뜻한 물과 함께 음용하고, 유자 스프레드에 찍어 먹는 쑥 가래떡은 쑥향과 유자향이 어우러져 건강한 맛을 뽐냈다.
이어 맛본 샐러드는 유자소스에 부라타 치즈와 채소, 과일이 어우러지니 상큼하고, 부드러운 치즈가 입안 가득 적시며 온몸에 새싹이 돋는 듯 삼켜진다.
샐러드로 입맛을 돋운 후 보글보글 끓은 부대찌개를 볼에 담고, 밥과 함께 내어 놓으니 후루룩 소리와 함께 얼큰하다며 "햐~" 한마디 외쳐본다. 부대찌개는 콩과 함께 냉장고 속 잡다한 재료들이 섞이 듯 온갖 삶이 뒤섞인 듯 매콤하다.
매콤함으로 배를 채웠으니 후식은 달콤함으로 입안에 향기를 채운다. 유자 석류청 차와 커피를 골라마시도록 했다. 하지만 눈으로 반하고, 향기로 반하는 차를 보며 골라마실 수는 없었다. 수다를 이어 줄 달콤한 차와 커피가 있으니 마냥 행복했고, 혼자가 된 마음을 달랠 수 있다며 초대해 주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입양의 경우 어린 입양자녀가 있는 가정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고, 성인이 되어 입양가정에서 독립한 경우 어려움이 있을 때 쉽게 찾아갈 곳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우며 정부에서 성인 입양인이 자립할 때까지 사후 서비스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들려주었다.
약속된 시간이 끝나갈 무렵 우린 그가 새롭게 시작했다는 작곡 샘플 곡을 들을 수 있었다. 노트북을 타고 흘러나오는 그의 음악은 제2의 이루마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잔잔하고 따뜻한 선율이 흘러나왔다. 눈을 감고 음미하며 음악을 듣고 박수를 치며 새롭게 헤쳐나갈 그의 삶을 응원했다.
오늘 마주한 식탁은 언제나 선택하면 먹을 수 있는 부대찌개 밥상이지만 푸드코디네이터의 손끝을 통해 연출된 테이블은 특별함을 만들어주었다. 몇 가지 차리지 않았음에도 그들의 테이블은 따뜻했고, 맛있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노엘' 찬양이 울려 퍼져야 어울린다. 하지만 화려한 네온사인과 휘청이는 이들이 북적이던 것이 예년 성탄절 풍경이었다.
올해는 연말연시 조용히 가족과 함께 수다 나누는 식탁을 꾸미며 건강히 지내길 소망한다.
#도움 주신 분들
푸드코디네이터 김찬주 김찬주(@gimcanju82)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브런치 작가 요리하고 꿈꾸고 경애
건강한 입양가정지원센터 최송자 상담사
루돌프 부라타 치즈 샐러드 아이디어 제공: 남산 씨엘 이수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