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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 드립니다

코로나가 가져온 가족문화_낭독

2020년 best of best는 단연코 코로나 19 팬데믹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세상의 이슈가 나의 이슈가 되는 일은 극히 드물었지만 코로나 19는 내 삶 깊숙이 침투해왔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의 삶을 흔들 만큼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 19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을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듯이 경제적 어려움도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공포가 되었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내게도 찾아왔다. 전국의 학교 개학이 한없이 미뤄지자 강의가 줄줄이 연기가 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처음엔 1, 2주만 참으면 되겠거니 하고 가볍게 여겼지만 지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라는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려왔고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집 콕의 시간들을 마주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없던 온라인 등교라는 새로운 학습의 형태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스마트기기로 학습을 끝내고는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게임을 즐기며 스마트폰이 유일한 행복이라고 외치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고통을 토해냈다. 스마트폰에 점점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떤 이유라도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내게 남편이 제안했다. 가족의 소통을 위해 가끔 책을 함께 보기도 했었는데 조금 더 체계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낭독에 시간을 가지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그때 마침 설민석 작가가 강의하던 책 읽어 드립니다에서 페스트라는 책 소개 프로그램을 함께 볼 때였다. 아이들 모두 아빠의 제안에 동의했고 책 선정은 아이들에게 맡겼다. 이렇게 시작된 책 읽어 드립니다 가족 낭독시간은 매달 1~2권의 책을 함께 읽게 되었다.


가족이 함께하는 책 읽어 드립니다의 진행은 다음과 같다.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한다.

핸드폰은 잠시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둔다.

선정된 책을 준비한다.

책 읽을 순서를 정한다.

가족 구성원 각자 한 챕터(가능한 분량을 정한다)씩 돌아가면서 읽는다.

읽은 부분을 표시하고 다음 읽을 날짜를 미리 정하여 낭독시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을 관리한다.


코로나 19가 가져온 가족문화 '책 읽어드립니다'를 가지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꼽고 싶은 것은 단연코 가족의 소통이다. 한 챕터씩 돌아가면서 읽다 보면 상대방이 소리를 잘 낼 수 있도록 얘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 가게 된다.

자신감이 생긴다.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책을 읽다 보면 으레 큰소리로 읽어야 하다 보니 자연히 반복을 통해 목소리와 발음이 향상되고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된다.

부모와 자녀가 미처 몰랐던 서로의 생각을 글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경험을 한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과 책의 지혜를 습득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궁금증이 생기고 질문이 많아진다. 아이들의 질문에 왜 그럴까를 생각하는 과정, 답해주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갖게 된다.

부모와 자녀, 자녀와 자녀, 남편과 아내 간의 유대감이 형성된다.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있을까?

최근 지인의 소개로 시어도어 그레이 작가의 '세상의 모든 원소 118'을 읽고 있다. 원소 이야기라 다소 딱딱할 수 있으나 그림으로 표현이 잘 되어있고,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는 원소를 알려주고 있어서 우리 가족 모두 즐겁게 낭독하고 있다.


별 보고 출, 퇴근하는 남편도 요즘은 간간히 아이들 잠들기 전에 귀가한다. 코로나 19가 대통령도 이루어 줄 수 없는 워라밸의 삶을 가져왔다고 놀라는 직장인들도 있다. 그동안 맞벌이에, 바쁜 삶에 지쳐 가족과의 소통을 잃어버렸거나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가족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가족문화로 '책 읽어 드립니다' 낭독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우리 가족만의 행복한 낭독, 모두 성공하길 응원한다. 



#코로나#가족#가족문화#낭독#책읽어드립니다

(사진출처_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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